아무도 주워 가지 않는 세월 김영언 여린 풀들 몇 가닥 비쩍 마른 종아리를 치켜들고 무너진 장독대를 기웃거린다 소문…

기억의 자리/나 희덕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다시 돌아올까봐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

조용한 날 / 헤르만 헷세다시 한번 세계를 여행하고다시 한번 거리를 걸어보고다시 한번 식사를 하고다시 한번 사랑에 …

별은 너에게로 박노해어두운 길을 걷다가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절망하지 말아라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도달하지 않았다구름 …

파 장 (罷 場) 신경림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깍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

새벽 편지정호승죽음보다 괴로운 것은그리움이었다.사랑도 운명이라고용기도 운명이라고홀로 남아있는용기가 있어야 한다고오늘…

적막(寂寞)한 식욕 박목월 모(메)밀묵이 먹고 싶다. 그 싱겁고 구수하고 못나고도 소박하게 점잖은 촌 잔칫날 팔모床…

사람에게 문정희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그리워한다사람, 너는 누구냐밤하늘 가득 기어 나온 별들의 체온에추운…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길을 가다가 불현듯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너를 향…

南으로 窓을 내겠소.김상용남으로 창을 내겠소.밭이 한참 갈이괭이로 파고호미론 김을 매지요.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生死의  동산으로정목스님사년전 이날에는 봉의(鳳儀)산 언덕 눈덮인 白松으로 홀로 섰더니 오늘은 소양(昭陽)…

아줌마라 부르지 마라. -관허스님-아줌마라고 부르지 마라. 아직은 꽃이고 싶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깊은 밤 빗…

음악을 먹고 마시던 꽃들이재무화단에 핀 봄꽃들햇살과 비와 바람이 피우기도 했지만요갓 부임한 선생님 방과 후 교실에 …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이해인손 시린 나목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