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편지

정호승

죽음보다 괴로운 것은
그리움이었다.

사랑도 운명이라고
용기도 운명이라고

홀로 남아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오늘도 내 가엾은 발자국 소리는
네 창가에 머물다 돌아가고

별들도 강물위에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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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간절히 그리워해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시를 공감할 것이다.
세상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 사람과 연관되어 생각되고
그 사람이 살고 있는 하늘을 바라보아도 눈물이 울컥난다.

‘혼자 사는 법을 배울 때까지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는 유행가 가사도 있지만,
홀로 남아있는 용기는 그사람과 함께 했던 소중한 기억들을 잊으려 하지 않고
견디어 낼 때 생겨나는 거 아닐까?

사랑했던 기억으로 잃어버린 사랑을 치유하고
혼자서 그리움을 다스리면서
‘어둠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새벽이라는 희망’으로 바꾸는 메시지가 담긴 ‘새벽편지’


정호승 (鄭浩承, 1950~)

시인, 소설가
경상남도 하동출생, 전국고교문예 현상모집에서 “고교문예의 성찰”이라는 평론으로 당선되어 문예장학금을 지급하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입학,동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당선되어 시인이 되었으며,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소설가로도 등단.

시집으로 《서울의 예수》,《새벽편지》,《별들은 따뜻하다》 등이 있으며 시선집으로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있다. 제3회 소월시문학상, 제19회 공초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