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지음 역자 배경식 옮김 너머북스, 701 페이지, 28,000원
독립운동가이자 비범했던 범인 백범 김구의 인간적인 면모가 담긴『백범일지』. 백범일지에 관한 텍스트 분석과 인간 백범에 관하여 새롭게 정리하고 다양한 모습의 백범을 수록한 이 책은 친일작가인 이광수가 윤문한 국사원본에서 새로 만들어진 백범일지를 올바르게 풀어썼다.
《백범일지》는 1929년에 쓴 상권과 1942년에 쓴 하권, 1947년에 쓴 계속의 3편으로 구성됐으며 상권에는 임시정부를 외롭게 지키면서 최후를 각오하고 고국에 떨어진 두 아들에게 쓰는 유서 대신으로 쓴 것이다. 하권은 백범 자신의 투쟁기록과 독립운동 과정의 경험을 정리한 것이며 계속편은 백범일지 출간을 염두에 두고 1942년부터 1947년까지의 행적을 간단히 적은 것이다.
백범일지에서 김구는 자신의 허물과 내면까지도 가감없이 드러내며, 자신으로 인해 고난의 삶을 살았던 가족들의 비극적이 삶을 보여준다. 대한제국과 일제 시기의 옥중 생활을 기록했으며 20대에 경험한 서북지방과 만주 일대 여행에 대한 견문기록도 담았다.
저자 김구
1876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다. 일찍부터 가난과 양반들의 횡포를 경험했기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동학에 들어가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무지에서 깨어나야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근대적 교육사업과 항일운동에 매진했다. 그러나 1911년 일제에 체포되어 15년형을 받고 온갖 고문을 당했다. 이때 백정, 범부들(평범한 사람들)의 애국심이 역사를 바꾼다는 의미에서 백범(白凡)이라는 호를 썼다. 3.1운동 후에는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우고 한인애국단을 조직하여 이봉창, 윤봉길 등의 의거를 지원하였고, 광복군 창설 등 항일투쟁에 박차를 가했다. 1945년 일제의 패망으로 조국에 돌아온 그는 남북분단을 우려해 신탁통치를 반대하고 통일정부 수립에 힘쓰다가 1949년 6월 26일 안두희가 쏜 총탄에 맞아 경교장에서 숨을 거두었다. 김구 자서전 『백범일지』는 두 아들에게 자신의 지난날을 알리려 쓴 것으로 오늘날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받고 있다.
역자 배경식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3년에 한국역사연구회에 연구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했고, 현재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중이다. 석사과정 때부터 한국현대사를 공부했고, 박사과정에 들어오면서 전문성과 대중성을 담보한 대중적인 역사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방향을 모색했다. 1876년의 백범의 출생으로부터 백범이 살았던 70여 년의 활동을 추적하고 객관적인 자료와 비교 검토하는 작업은 고단한 번역작업과 함께 오랜 시간의 인내와 준비를 요구했다. 그래서『백범일지』를 정확하게 번역하고, 해제와 새로운 해석을 꼼꼼히 달아 일반 독자들이 『백범일지』를 균형 잡힌 시각에서 읽도록 하는 작업을 끝마치는 데 저자는 10여 년 동안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 책을 “필자의 새로운 삶의 ‘탄생’을 알리는 이정표이자, 필자가 구상하는 ‘백범학 시리즈’의 첫 결실이다”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