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민신문=강주성 기자] 주민 스스로 불씨를 지우며 더운 여름을 안전하게 달궜다. 화순군 춘양면 ‘우리동네 복지기동대’와 화순소방서 ‘119생활안전순찰대’가 지난 30일 노후주택 10세대를 돌며 화재 취약 요인을 꼼꼼히 점검한 것이다. 작지만 촘촘한 예방 활동은 고령 인구가 많은 농촌 마을의 불안을 덜어내고, 이웃 간 연대의 온기를 더했다.

첫 점검지는 지은 지 40년이 넘은 주택이었다. 콘센트 주변이 그을려 있던 벽면을 확인한 대원들은 불량 멀티탭을 즉시 교체하고, 벽체 내부 열화 가능성까지 살폈다. 이후 각 가정 전기배선과 가스 차단기를 차례로 확인한 뒤 소화기와 화재감지기를 설치했다. 집주인은 “밤마다 전기 스파크 소리가 나 불안했는데, 한시름 놓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노후주택 10세대, 안전장치 새단장
점검은 ‘표준 안전 체크리스트’를 따라 진행됐다. △노후 전선 피복 파손 여부 △콘센트 과열 흔적 △휘어진 가스 호스 상태 △분전함 접지선 연결 등을 1:1 매칭 방식으로 살펴보니, 콘센트 열화·멀티탭 허용전류 초과 같은 전기 결함이 대부분이었다. 대원들은 새 부품으로 교체·보강한 뒤 사용법을 설명했고, 어르신 눈높이에 맞춘 ‘콘센트 소화 패치’ 부착법도 직접 시연해 호응을 얻었다.

이웃집 노인은 “기기 작동법을 사진으로 남겨 두니 기억이 안 날 때 도움 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하루 만에 안전장비 20여 점이 새 주인을 찾았고, 저녁 무렵 차분해진 골목길엔 “이제 안심이다”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마을이 지키는 화재 안전망
춘양면은 4월부터 복지기동대 주도로 ‘취약계층 안전지도’를 제작해왔다. 홀몸 어르신, 장애인 가구, 장판보일러·목조주택 등 화재 위험 요소가 큰 집을 우선 표시한 뒤, 계절별·시간대별 순찰 일정을 짜 소방서와 함께 점검한다. 최근 이웃 면에서 발생한 노후주택 화재로 인명피해가 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복지기동대는 곧바로 목록을 업데이트해 119생활안전순찰대와 합동 점검에 나섰다.

김종만 대장은 “땀 흘린 수고가 주민 안전으로 돌아올 때 보람이 크다”며 “가을철 화목보일러 집중 점검도 미리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화순소방서는 교육용 시청각 자료를 제공하고, 위험도가 높은 가구에는 열화상 카메라 점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속 가능한 안전 돌봄 약속
김경란 춘양면장은 “무더위 속에서도 함께해 준 복지기동대와 소방대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점검에 그치지 않고 전기·가스·화재 예방 수칙을 일상화해 주민 모두가 안심하는 마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면사무소는 월 1회 복지기동대 정기 회의를 열어 안전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어르신 휴대폰에 화재예방 알림을 전송하는 ‘안전 문자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주민들은 “이웃이 손잡아 주니 든든하다”며 자발적으로 소화기 위치 표시를 붙이고, 가스차단기 자동 잠금 장치를 설치하려는 집도 늘었다. 작은 QR코드 스티커 하나, 오래된 멀티탭 교체 하나가 모여 여름 햇살보다 뜨겁고 든든한 ‘안전 울타리’를 완성하고 있다.

멀티탭 확인 후 교체를 진행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