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에서 1950년 6.25 전쟁 당시 전남 화순군 백아면(북면) 백아산 지역 공비 토벌 작전으로 전사한 유해 발굴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70여 년이 지났지만 잊지 않고 애국 전사 유해를 챙기는 사업은 매우 잘한 일이다.

동시에 할 일이 있다. 백아산 공비 토벌 작전을 할 때 주변 일대 50여 마을이 소실을 당하고 통한의 70여 년의 세월을 살아온 피해 주민들에게 보상은 차치하고라도 위로 사과의 언급이다. 그러나 국방부에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모르는 체하여 민원을 냈으나 응하기 어렵다는 육군 제1989부대(31향토사단) 민원 담당관의 회신을 받았다.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직무 유기가 된다. 국방부는 직무 유기를 하는 것이다.

20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윤석열 정부에서는 다를까 큰 기대를 했는데 안타깝게 아직도 군사 독재의 잔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서글픈 마음과 한탄을 금할 수 없다.
72년 전 추운 겨울날 우리 집이 불에 타고 온 동네가 불바다가 된 무섭고 참혹한 광경이 눈앞에 어제인 듯 선명하게 떠오르는구나….

토벌군은 소각 작전을 할 때 주민 안전과 생활 조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총을 쏘며 마을에 진입하여 미리 준비한 기름을 처마에 뿌리고 불을 질렀다.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된 것이다. 전쟁이 끝나면 국가는 복구해 주어야 당연한데 군은 백아산 전투 전사(戰史) 내용을 은폐, 왜곡하였고 국가는 복구도 해주지 않았다.

이 작전을 총지휘한 11사단 사단장 최덕신(崔德新) 준장은 본래 독립운동가 최동오 아들로 이북 출신이다. 중국 장개석 정부에서 인지한 전술로 초토화 작전과 같은 견벽청야(堅壁淸野) 작전으로 마을을 소각한 것이다.

최덕신은 전쟁이 끝난 후 5.16 군사 정부에서 승승장구 장관까지 지내다가 결국 월북하며 고위직에 있다가 죽어서는 평양 애국열사 묘지에 비를 앞세우고 잠들어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석 자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런 사람이 토벌군 대장을 했으니 말이다. 이런 사람을 임명한 사람은 이승만 대통령이다. 그러므로 국가의 책임이 더욱 큰 것이다.

2005년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제정된 후 이 사실을 수차 진정 호소했으나 시효가 지나고 증거도 충분치 않은 등 현행법상 도리가 없다며 도외시하고 있으며 국방부에서는 현지 조사도 하지 않고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 사실을 관련 내용이 대부분 공식 전과 보고기록에 들어있지 않고 피해자들의 일방적 주장을 인정할 수 없고 민간인 희생 사건 자체가 전사의 기록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전과 보고기록에 들어있지 않고 전사의 기록과 다른 것은 전투행위 사실을 은폐했기 때문이 아닌가?

법에 따라 설치된 과거사 정리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 조사 내용을 믿지 않고 부인하는 것은 민주 법치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군의 권위주의에서 기인한 직권남용이라고 생각한다.

국방부 전사 편찬위원회에 백아산 전투 전사를 진실대로 수정, 기록해 줄 것을 수차 요구하고 행정심판까지 했으나 이런저런 궤변으로 직무 유기하고 있다. 민간인이 어찌 국군이 불을 지르고 전사를 은폐, 왜곡 운운하겠는가? 정당한 작전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은폐한 것이다.

국방부 장관은 지금이라도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위로의 사과를 하고 발굴작업을 계속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 신정훈과 정부에서는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정 정신에 따라서 특별법을 제정하여 피해 보상에 나서야 할 것이다.

공비 토벌을 목적으로 불을 지른 것은 영원한 국가의 책임이다. 사는 집은 비록 초가삼간일지라도 생존의 기본으로 생존권을 박탈한 것이다. 가옥을 일반적 재산으로 간주하여 재산 피해라고 하는 진실화해위원회의 견해는 헌법에 위배된 일이다.

과거사 정리는 민주 국가의 역사적 필수 사업이다. 백아산에는 동족상잔의 붉은 피가 아직도 마르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해마다 철쭉꽃은 붉게 붉게 되는 것일까? 백아면 청년회에서 해마다 철쭉 위령제를 지내고 있는 것은 그래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백아산은 기억하고 알고 있다. 그 사실을….

2022.06.24.
피해자 대표 정승호(010-2429-2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