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미술관은 철학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으로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오혜은’ 작가의 ‘삶과 죽음 The sum of boundaries’ 展을 (2021.02.24. ~ 03.02) 다산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오혜은 작가의 작품에는 수직과 수평선 두 가지의 조형이 등장한다.
수직은 계층, 사회적 구조, 계급, 등급 등으로 나뉘는 구조로 인한 불평등과 차별, 불안정이며, 수평은 평등과 안정, 편안함을 상징하며 움직임이 없는 부동, 정적인 것으로 마치 죽음과 상응 한다. 죽음이란 부재, 무(無)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누워있는 형상으로 우리에게 보여진다.

간극Ⅱ, 72.8×60.5cm mixed media 2020

우리는 크게 지구 중력의 영향으로 수직과 수평이 상호 공존하며 두 가지의 조형성을 가지고 우리 삶 속에 적용되어 살아간다. 수평은 자연의 수평선(水平線)으로 잔잔한 바다의 모양과도 같으며, 중력의 방향과 직각을 이루는 선으로 그 힘을 받아 움직임이 적은 미동(微動)을 의미한다. 오늘날의 건물들은 위로 높이 솟은 모양을 하고 있음으로 수평의 시야가 차단되고 있다. 하지만 수평은 지표면에 붙어 있게 하는 중력으로 인해 수직의 시야를 차단할 수 없으며, 그만큼 수직은 수평에 비해 유동성, 무한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경계, 89.4×130cm, mixed media, 2020

이 같은 현상은 인간의 삶의 모습과 많이 상응 되어 표현된다. 인간은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개발하고 발견하여 제2의 창조물을 만들어 내는 존재이다. 이는 인간이 고도의 지능을 소유하고 독특한 삶을 영위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회 계층화 현상으로 수직적 구도가 생기게 되며, 이에 따른 개인과 조직의 갈등이 생기게 된다. 이는 곧 파슨즈(Talcott Parsons, 1902~1979)가 말하는 기능론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사회적 불평등이 사회 성원들의 성취감을 높이이므로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에 수직은 곧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은 곧 ‘생명(력)’으로 거대한 중력을 뿌리치고 ‘수직’으로 올라와 기어이 싹을 틔우는 식물들 즉 앉아있거나 서 있는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작가는 수직과 수평의 조형성을 통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작품에 담아냈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다산미술관 홈페이지 http://www.dasan-art.net 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