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이요? 미래를 위한 시대의 흐름이죠. 유언비어로 인해 오해를 많이 받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유명 환경전문가 A씨가 한 말이다. 여러 정부 주도 환경사업에 참여한 그는 풍력발전에 대해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평했다. 이유가 있다. 친환경적인 발전방식에도 ‘저주파 소음’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돈다는 점에서다. 그러면서 그는 “풍력발전은 반드시 다가올 미래”라고 덧붙였다.

최근 풍력발전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연료 소비 없이 발전 가능하며 쓰레기나 폐기물 발생이 제로(0)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른바 무결점 재생에너지. 정부 역시 팔을 걷었다. 2017년 12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하여 풍력 중심으로 청정 에너지 보급에 힘쓰고 있다.

자연히 화순군 풍력발전소 건립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의아하다. 타 시군에 비해 이격거리가 매우 길다. 관련 조례 개정 역시 지지부진하다.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 화순군은 풍력발전소에 유독 소극적이다.

그럼에도 풍력발전소를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지구온난화 방지, 탈원전, 탄소 배출량 저감 등. 이제 풍력발전은 시대의 흐름이다. 인류의 생존을 위한 필수 불가결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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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소는 억울하다…사실 확인 필요한 때

A씨의 말처럼 풍력발전소는 유독 오해가 많다.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떠돈다. 소음 저주파로 인한 피해와 부동산 가격하락 등이 대표적이다. 다소 편향돼 있다. 저주파가 인체에 해를 끼치고 후진적인 발전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개인별 편차는 있다. 동일한 현상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는 있다. 그래서, 객관적인 데이터만 따져보려 한다.

먼저 소음 및 저주파. 거대한 규모의 발전기가 바람을 이용해 회전한다. 소음이 없을 수는 없다. 다만 그 정도가 중요하다. 환경부 ‘국가 소음·진동 관리’가 기준이다. 주간 50dB(A)~55dB(A), 야간 40dB(A) ~ 45dB(A) 이하, 저주파소음 기준 90dB(G) 이하가 소음에 해당한다.

풍력발전기는 어떨까. 화순군 밤실산 풍력단지 주변 소음 측정결과, 주간 평균 45.5~50.7dB(A), 야간 평균 39.4~43.2dB(A)이다. 즉, 이상 없다.

저주파 측정 결과도 있다. 주간 43.6~46.5dB(A), 야간 31.9~39.4dB(A)이다. 마찬가지다. 이상 없다. 2019, KEI 저주파 소음 기준 90dB(G)을 초과하지 않는다. 위 사항들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적법하게 측정된 객관적 수치다.

다음은 부동산 가격하락이다. 일단, 사업 발표 및 건설이 종료된 시점에서는 일시적으로 부동산 가치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등한다. 미국풍력협회 AWEA에 의하면 인근 부동산 가치는 전반적으로 다시 회복된다. 주변 지역이 관광명소로 활용된 덕분이다. 실제로 비금도의 풍력발전기 바로 밑에는 펜션이 있을 정도다.

부동산 가격 자체가 수요 공급의 원칙 하에 이뤄진다. 당연한 얘기다. 방문자가 많을수록 상업시설 신축 등, 주변환경 변화에 따라 가격이 변동된다. 당장 화순군 동면의 예도 있다. ‘한국토지 주택공사 제공 자료’에 의하면 풍력발전단지인 동면과 대관령은 최근 10년간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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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장단점

첫 번째 장점. 고 에너지 밀도로 설치 면적이 가장 적다. 효율적 국토 이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발전소요 면적이 1,335㎡에 그친다. 참고로 태양광은 3,642㎡, 석탄은 3,237㎡이 소요된다.

두 번째. 이용률이 높다. 풍력이용률이 태양광이용률 보다 훨씬 높다. 태양광 이용률은 18%~20%. 풍력이용률은 30~35%로 강세를 보인다.

세 번째. 에너지원 그 자체가 장점이다. 바람은 환경오염이 없다. 온실가스도 배출하지 않는다. 공해 물질 저감이란 측면에서 타 발전 방식과 차원이 다르다.

단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내구성 문제가 꼽힌다. 바람의 세기가 너무 강하면 발전기가 한계에 달해 부서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안전장치는 있다. 일정 속도 이상으론 돌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최근엔 기후변화로 인한 바람의 경로가 예측무쌍하여, 발전기 전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매년 찾아오는 태풍도 있어 더욱 신중한 관리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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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화순군 이격거리

이격거리. 풍력발전소와 민가와의 거리를 뜻한다. 문제는, 너무 길다. 타지역 사례를 비춰봐도 화순군의 이격거리는 도가 지나치다. 관련 조례는 이렇다. 현재 화순군은 10호 이상은 거주지로부터 2km, 10호 미만은 거주지로부터 1.5km 거리 규정을 두고 있다.

타지역의 사례를 살펴보자. 강원도 고성군, 동해시는 300~500m 제한이 있다. 춘천시, 속초시, 원주시, 태백시 등은 거리 제한이 아예 없다. 경상북도는 경산시, 경주시는 이격거리 제한이 없으며 대체로 500~1,000m 이내로 거리 제한을 두고 있다. 같은 전남의 경우, 곡성, 함평, 진도, 영암, 담양 등은 300~500m 제한을 둔다. 고흥, 무안, 보성, 완도는 500~1,000m로 제한하고 있다.

참고로 ‘2016년 환경부 풍력개발사업 환경성 검토 전문가 포럼 권고안’에는 풍력발전기의 소음수준에 따라 500~1,000m로 제한하고 있다.

누구나 알 수 있다. 타 지자체와 객관적으로 비교했을 때, 화순군의 이격거리는 비합리적이다. 제도적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군의원들이 나섰다. 모후산 풍력발전 건설 관련 도시계획시설 조례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격거리 700~500m 완화가 골자였다. 하지만 무산됐다.

이에 조례 개정에 대한 여론이 나온다. 타지역 대비 지나치게 엄격한 조례로 풍부한 바람자원을 활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정부 재생에너지 시책에 발 빠른 대응이 힘든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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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결국 맞이할 풍력발전 시대

산업혁명 이후, 지속적인 화석에너지 과다사용이 기후변화를 초래했다. 기후변화는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제협약을 맺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동참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해결하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7%를 감축한다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했다. 이후 신재생 에너지 보급·확대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풍력발전은 이 같은 시대의 흐름이자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

환경전문가 A씨는 “탈원전과 지구온난화는 초국가적인 공동과제다”며 “풍력발전은 그중 가장 경쟁력 있는 해답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생에너지는 세계적으로도 아주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며 “매년 신규로 설치되는 발전 설비용량의 60%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발전설비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은 재생 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어서 정부 또한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며 “보상금 등 경제적인 목적이나 지역 이기주의보다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지역 유치에 집중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