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집중호우로 인한 동복면의 주택과 농경지 침수피해가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안일한 대응이 더해진 인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8일 이틀간의 집중호우로 동복천의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8일 새벽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상류의 동복댐 수문을 갑자기 개방하는 바람에 동복천이 범람했고 결국 동복면 일대에 큰 피해가 속출하게 됐다는 것.

이날 동복댐은 수문을 최대로 연 데다 여수로로 자연스럽게 물이 넘어가는 ‘월류량’이 더해지면서 결국 동복 일원 농경지와 일부 주택들이 잠기게 된 것이었다.

[우천 상황 및 수문 개방 타임라인]

이번 폭우로 인해 진행된 상황들을 정리하자면, 8일 오전 3시 17분경 댐 수위가 계획홍수위에 이르자 안전을 우려한 영산강 홍수통제소는 동복댐 수문 개방을 요구했다.

이에 동복댐을 관리하는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오전 5시 40분경부터 수문 개방을 시작했고, 오전 10시 50분경 이후부터는 수문을 모두 열고 초당 평균 608t의 물을 방류했다.

불과 두세 시간 만에 강물은 급격히 불어났고 동복면과 사평면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와 같은 침수피해로 인해 동복면 한천리와 천변리 주민 111명은 동복초등학교로 긴급대피했고, 같은 날 오후에는 동복천의 범람으로 연월 2리, 연둔 1·2리의 마을진입로가 물에 잠겨 주민 100여 명이 일시 고립돼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도움으로 물길을 헤쳐 나오는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동복댐 바로 아래 위치한 연월 2리는 급류에 상수도관이 파열되면서 급수가 끊기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한 동복천 하류인 사평면 장전리도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택 9채, 축사 1동, 농경지 90ha가 물에 잠겼다.

연월리 주택 침수/화순군 제공

동복면, 사평면 주민들은 동복댐 하류 지역의 피해는 단순 자연재해가 아니라 댐 관리를 맡은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안일한 대응이 더해진 인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계속해서 내린 비로 급격히 불어난 동복천에 뒤늦게 방류된 동복댐 물이 더해져 하천 범람을 야기하고 주변 지역의 수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호우경보가 발령되고 댐 수위가 실시간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영산강 홍수통제소의 수문 개방 요구가 있을 때까지 어떤 조치를 했는지 의문이 나고 있다.

피해 주민들은 “장마 기간도 길었고 호우도 예보돼 있어 충분히 댐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광주시 상수도 사업본부가 담수 욕심 때문에 방관하다 늑장 개방하면서 악화시켰다”면서 “강력하게 항의하고 반드시 피해보상 등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광주시 관계자는“(동복댐은) 광주댐처럼 그런 수문을 만들지 않는 이상 다목적댐이 아니고 조절댐이 아니기 때문에 평상시에 여름철을 생각해서 물을 50% 빼버리는 등의 그런 기능이 없다”고 전했다.

동복댐이 상수원 전용댐이라 홍수 조절 기능이 없어 호우가 예상된다고 해도 미리 물을 방류해 수위를 낮출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2006년 동복댐은 가능 최대 강수량에 대한 홍수 방어 능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진단되어, 홍수 대비를 위한 여수로(餘水路) 확장 공사를 한 바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홍수피해로 인해 다시 한 번 전반적인 대책점검이 절실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