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고등학교 2학년 학생 6명(윤혁주, 류달헌, 소현섭, 손민주, 박나령, 이가영)으로 구성된 ‘시나브로’ 팀은 올해 전라남도 교육청의 ‘미래도전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다. 우리 고장과 전라남도의 특색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 ‘농업’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었다. 시나브로 팀은 올 한 해 동안 전남의 농업 정책부터 현장의 목소리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전남 농업을 살펴본다.

지난 8월 1일 토요일 오후 2시, 시나브로 팀은 화순군 농협 조준성 조합장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프로젝트의 첫 포문을 열었다. 심층적인 탐구심과 끝없는 호기심을 조 조합장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해소했다. 이날 시나브로 팀은 전남의 농업과 더불어 농업의 미래, 방향성을 중점으로 수준 높은 대화를 나눴다.




▲ 조합원들과 농업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날 조 조합장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단어는 ‘소통’이었다. 조 조합장은 화순의 농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선 농민과 조합원들의 말을 끊임없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직접 현장에 나가 농민들을 만나거나, 누구와도 거리낌 없이 소통하기 위해 회의실과 조합장실의 벽을 터 열린 조합장실을 만든 그는 진실로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다.

그는 소통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소통의 방식 또한 강조했다. 농협과 화순 농민 사이의 쌍방향적 소통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농협에 대한 농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호소했다.

더불어, 자신은 "농협 조합원들의 조합장이 아닌 화순 농민들의 농협 조합장"이라고 밝히면서, "화순 농민들을 위한 환원 사업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농협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수행하나요?

농협이 어느 정도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역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윤추구의 목적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조합원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농가의 생산비를 줄이고자 농기구 및 농약, 모종 공급 등을 지원하며 판매 공판장을 서울, 부산, 대전 등으로 확대하는 등 유통과정을 줄여 농민들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산비를 줄여 농민들의 짐을 덜어주면서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농협의 전략은 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의 확산이나 장마로 힘든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소형하우스를 공급하는 등 농업인들이 꾸준히 농업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또,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농작업 대행 서비스를 시행하고 농협지점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 우리는 외국에서 들여오는 값싼 작물들과 경쟁해야 할 상황에 맞닥뜨렸다. 우리가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작물 생산에 있어 들이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 농협에서는 유통과정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농협은 이처럼 우리 지역의 농산물이 우리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 화순의 농민층 감소, 이대로 괜찮을까요?

현재 화순군의 농민층은 감소하는 추세이고 젊은 층의 유입도 적은 편이다. 따라서 현재 농민들은 대부분 고령 인구가 많고 그 뒤를 이을 사람이 없어 전체적으로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농업을 목적으로 하는 인구가 유입될 수 있도록 충분히 농업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농협은 농업 교육 및 농민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실시 중이다. 그러나 시나브로는 농협의 지원은 부족하지 않지만 그 지원정책에 대한 홍보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농민 중 젊은 층이 많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농촌에서 청년 농부 등 안정적으로 정착한 사례를 소개해 알린다면 점차 농촌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고령 인구가 대부분인 화순의 농업인들에게 신농법을 소개하고 경영에 대해 가르쳐 주는 등 여러 가지 지원책 또한 필요할 것이다.

화순군의 농업이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도록 시나브로가 이러한 것들을 홍보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였다. 화순 농업의 비약적 발전을 위해 작은 도움이나마 걷어붙이고자 한다.


▲ 화순의 농업, 이것만은 자랑할 수 있다!

조 조합장은 화순의 농업이 무조건 다른 지역들보다 우수하다고 할 순 없지만, 화순의 농업은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한다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화순에 스마트팜이 최초로 생겨 대통령이 방문하기로 한 선례가 있는 등 화순의 농업은 실제로 많은 도전을 거쳐왔었다.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도록 조 조합장은 앞으로 화순이 선진 농업의 선두자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화순 농업의 변혁을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조 조합장은 산이 많은 화순의 지리적 특성을 이용한 농업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화순의 농업이 발달하면 그 이익은 당연히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마땅하다며 농민들에게 그 혜택을 온전히 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 농업 조합장으로서 느낀 농업의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조 조합장은 인생의 대부분을 농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일을 하는 데에 바쳤다. 그러면서 느꼈던 점은 ‘농민’의 기준, 정의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농협 등은 농민을 위해 여러 정책이나 지원을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정책과 지원은 더욱 확대되어야 함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농민’이라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농사가 본업이 아닌 사람에게도 이러한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이 흠이었다. 이로 인해 정말 지원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몫이 줄어들게 된다. 생계형 농민이 수혜를 받는 데 큰 방해 거리로 작용하는 것이다. 조 조합장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농민’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 공정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나브로는 조 조합장의 이러한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는 농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범주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벗어나야 한다. 그들에게 향하는 손길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우리 사회는 제거해야 한다. 농업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분야에서 공정함이 실현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 효율적인 농업 운영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조 조합장은 농사의 ‘공동작업’에 상당한 무게를 실었다. 개인별로 농사를 지었을 때보다 공동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는 것이다. 조 조합장은 저수지를 예로 들었다. 개인별로 농사를 지을 때는 4월에 저수지를 개방해야 하지만 공동으로 농사를 지으면 저수지를 5월에 열어도 된다고 한다. 이것은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토질에도 상당한 효과를 준다고 한다. 즉,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아끼고 농산물의 질은 향상시키는 방법에 공동작업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조 조합장은 농협 차원에서 이러한 공동작업을 주도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 농업 이외의 사회 분야에서 농협은 어떤 기여를 하고 있나요?

사실 우리에게 농협은 농업이라는 범주로 국한되어 해석됐었다. 그러나 그런 우리의 생각과 현실은 많이 달랐다. 농협은 농업 이외에도 많은 분야에 기여하고 있었는데, 특히 교육 분야에 매우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농협에서는 여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는 장학금을 신청한 모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또, 무료 독서실을 운영하여 학생들의 학업 환경에 긍정적인 보탬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곧 청소년이고, 그 말은 즉 농업의 미래도 청소년이기에 교육을 위해선 어떠한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조 조합장은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건의된 교육 관련 행사 혹은 안건들은 모두 다 수용한다면서 교육에 대한 투자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시나브로에게 농협 조합장님의 말은 크나큰 도움이 되었다. 농업의 현주소를 온전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우리가 변화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깨달았다. 농작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또, 우리 농업이 어떤 방향으로 향해가야 할지 어느 정도의 갈피를 잡을 수 있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선진 농업의 선두자로 우뚝 서고자 해야 한다.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미래를 이끌어가려는 자세가 절실하다. 화순의 농업, 전라남도의 농업이 더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시나브로의 여정을 이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