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벌어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에 대한 분노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인종차별에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미국 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 되고 있다.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 원인은 1967년 확정된 대법원의 ‘선의’로 인권을 침해한 공무원은 과잉진압을 하더라도 선의를 증명하기만 하면 책임을 지지 않는 ‘공무원 면책권’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인종 차별이라는 편견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인종차별은 사람들을 피부색이나 문화적·지리적 환경 등으로 나누고 자기 민족의 우월의식 속에 타 인종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데서 비롯된다.

우리나라는 과거와 다른 사회변화로 많은 이주민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국가인권위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이주민 1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차별을 인식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인종차별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제 인종차별을 남의 나라의 문제로 보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우리도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2018년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서 ‘한국의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 확산에 크게 우려를 표명하고 인종차별 확산 금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우리 정부에 권고 했지만 우리나라는 인종차별을 막을 법적 장치가 없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국내 이주민은 결혼이민자와 가족,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등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매년 증가해 현재 240만명을 넘어 섰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의 수는 2017년 10만9387명 보다 11.7% 증가한 12만2212명이고, 2013년 5만5780명에서 해마다 빠르게 증가해 5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고, 전남이 4.3%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남의 다문화 학생은 2015년 7238명, 2017년 9169명, 2019년 1만509명으로 꾸준히 증가 하고 있고, 지난해 전남 전체학생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과연 ‘차별’ 받지 않고 살아가고 있을까?

여성가족부의 전국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다문화 가정 자녀 중 학교와 직장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차별을 경험한 비중이 9.2%로 직전 조사인 2015년(6.9%)보다 2.3% 증가했고, 차별을 겪었다고 말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주로 친구(64%)나 고용주·직장동료(28.11%)에게 차별을 당했다.

지난 1년간 학교폭력을 경험한 다문화 자녀는 8.2%로 직전 조사보다 3.2% 증가 했고, 학교폭력을 겪은 다문화 자녀들 중 참거나 그냥 넘어가는 비율도 48.6%로 직전 조사보다 1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정의 중·고등학교 취학률도 전체 청소년 평균 취학률에 뒤떨어진 것으로 조사돼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겪는 차별 문제가 심각해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육청과 지자체에서는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많은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지만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 사회는 부당한 ‘차별’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고, 그 부당한 ‘차별’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정의를 세워줄 ‘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발의된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법안이 어떻게 될지 섣부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차별’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법을 제정함에 있어서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지만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그 법안이 제정됨에 따라 보호 받게 되는 새로운 대상들이 그 동안의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는 현실을 공감해야 해야 한다.

그 동안 차별을 당연하게 받아 들였던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사과해야 하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차별 받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임을 우리 아이들에게 일깨워 줘야 한다.

차별 받는 아이들의 꿈의 크기가, 차별 받지 않는 아이들의 꿈의 크기가 똑같을 순 없다.

대한민국에서 자라나는 모든 아이들의 꿈의 크기에 한계를 두지 않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