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의 틀이 하나로 통합된 액자 속에 각기 다른 그림과 그 아래로 해설 단어가 나란히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재현된 이미지와 그 밑에 달린 프랑스 단어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계란-아카시아, 검은 여성화-달, 중절모-눈(雪), 촛불-천장, 유리컵-폭풍, 망치-사막). 지시어와 지시체 사이의 당연한 일치를 기대한 관객은 당혹스럽고 어리둥절하다. 정상적인 언어 관습을 부정하고 회의하는 사고는 르네 마그리트가 1920년대 후반에 몰두한 중요한 주제였다. <꿈의 열쇠>는 동일한 제목으로 여러 점 제작되었는데 언어의 불완전성에 대한 마그리트의 믿음을 되풀이해서 확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이 벨기에 출신 초현실주의자는 꿈의 부조리성을 회화의 본질에 빗대려 한 듯하다. 언어와 사물의 관계가 임의적이고 부조리한 것은 꿈 속에서 펼쳐지는 모순된 이야기 구조와 같을 것이다. 바로 그런 부조리한 세상의 진실을 드러내는 장치가 회화일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