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往) 오는(來) 것은 인생을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가올 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때도 있습니다. 세월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나에게서 떠나기도 합니다. 가는 세월을 붙잡으려 아무리 애쓰고 하소연해보았자 다시 올 리 없고, 오는 세월을 거부해보았자 막을 수도 없습니다. 춘하추동, 계절의 순환과 우주의 시간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다가오는 시간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지나가는 세월을 미련 없이 떠나보낼 수 있는 삶의 철학이 필요한 때입니다.
『맹자』에 보면 “떠나가는 것은 쫓아가지 말고 오는 것은 막지마라.”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왕 자 불 추 래 자 불 거
往 者 不 追 來 者 不 拒

가는 것은 무리하게 쫓아가지 마라.
다가오는 것은 억지로 거부하지 마라.

원래 이 구절은 가는 사람 안 붙잡고 오는 사람 안 막는다는 맹자의 교육 철학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억지로 가겠다는 제자를 붙잡아 보았자 제대로 공부를 할 리가 없고 와서 공부하겠다고 마음먹고 온 사람을 이런저런 이유로 거부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세상을 살면서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면 운명처럼 만나야 하고, 또 떠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억지로 잡지 않겠다는 맹자의 인생 철학을 잘 나타내는 구절입니다.

가는 사람 안 붙잡고 오는 사람 안 막겠다는 것이 어찌 사람뿐이겠습니까? 나에게 다가온 명예와 돈도 떠나갈 시간이 되면 어느덧 내게서 멀어지는 것이 인생사입니다. 지금 내가 가진 돈과 땅이 영원히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이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서 멀어졌을 때 너무나 큰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내가 잠시 맡아두었다가 그다음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느 날 내 곁을 훌쩍 떠나도 담담히 보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는(往) 것은 쫓지(追) 마라(不)! 오는(來) 것은 막지(拒) 마라(不)! 가고 오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사는 담박한 인생철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