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이 약 10여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각 후보들은 지난 2일부터 본격적인 선거 일정에 돌입하였으며, 나주·화순도 그 열기가 제법 달아오르고 있다.

그중 민중당 안주용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상대적으로 규모나 인지도가 낮은 소수 정당이라는 약점을 딛고, 실정과 현안을 제대로 파악한 지역 공약과 열정으로 민심을 공략 중이다. 약 30여 년을 농민운동과 진보 정치 운동에 몸 담으며, 노동자와 서민의 편에서 한 평생 헌신해온 안 후보의 진심이 유권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이에 본지는 안 후보와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고, 그가 생각하는 정치와 농민운동에 대한 진심을 들어봤다.

◇ 농민운동을 시작한 93년도부터 어언 3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최초 농민운동을 시작한 계기와, 긴 시간 농민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지.
80년대 중반, 학생운동이 열풍처럼 불던 시기였다. 모두들 독재정권 타도와 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나 역시 광주항쟁이라는 사실을 접하면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농촌활동을 상당히 많이 다녔는데 농민들의 실상을 경험하면서 소외받은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막연함을 갖게 됐다. 그 후 학생운동 과정에서 두 번의 투옥을 마치고 막연함이 확신으로 바뀌었고, 93년도에 나주에 내려와서 정착한 후 농민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그것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20,30대를 보냈다. 40대가 돼서는 그 세월을 함께 버텨온 동료들, 친구, 선후배들에 대한 의리가 나를 지탱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 미래 세대를 위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농민운동을 해오면서 항상 함께 했었던 농민분들, 마음 속에서 그분들을 져버릴 수가 없다는 생각이 크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받고 외면받는 계층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분노도 존재한다. 촛불혁명이 끝나고 들어선 이번 정부에 농민분들은 기대가 컸다. 그러나 정부가 막상 내놓은 정책들은 농업과 농민분들을 무시하는 것으로 일관되고 있다. 보수정권의 농정이 그대로 답습됐으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방선거에 뛰어드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농민운동을 넘어 이번 총선 출마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


◇ ‘농민이 정치의 주인으로 서는 길을 열겠다’고 밝히셨는데 그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현장에서 일하는 농민들이 정치의 주역인 국회의원으로 들어서야만 정치가 바뀐다. 노동자들이 다수를 점할 수 있는 시대가 돼야 진보정치의 장이 열리는 징표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아주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면 인구의 2천만 정도가 노동자인데, 20대 국회에서 노동자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인구의 250만이 농민인데 농민 국회의원은 사실상 한 명도 없었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변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실현해나가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더 어려운 사람들,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정부 정책의 방향을 잡고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

그러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 노동자 농민을 위한 정치가 있을 수 있겠나. 오히려 노동자 농민 편이 아닌 재벌 편 기득권 편을 들어오는 것이 지금까지 국회였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노동자 국회, 농민 국회가 열리는 과도기 지점에 선봉을 터는 사람이고 싶다. 농민들, 노동자들이라는 편에 서서 변치 않고 정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 화순의 농민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이 있다면?
화순 농민들뿐만 아니라 화순 전체의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농민운동을 함께 했던 화순 농민회 회원분들과는 상당히 격의 없게 지내고 있다. 이번 총선에 내가 첫 출마자이기 때문에 더더욱 화순에서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남은 기간이 짧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갖고 있는 정책과 포부에 대해서는 밝히고 나갈 계획이다.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이야기 듣도록 하겠다.

◇ 국회의원 3선 이상 연임 제한, 불체포 특권 폐지 등 공약이 다소 급진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한 입장과 구체적인 실현방안 등을 듣고 싶다.
우리 사회에서 촛불혁명 이후 가장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게 정치혁신이다. 그 정치혁신의 핵심은 국회를 바꾸고 3선 이상 연임이나 불체포 특권 등의 특권을 내려놓는 거다. 정치개혁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선행과정이라고 본다.

다만, 이러한 제도 개선을 하는 당사자도 국회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겠냐고 얘기들 하신다. 본인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쉽게 내려놓겠냐는 건데, 국민들이 해 주셔야 할 몫이 있다고 본다. 국회의원에게 강도 높은 비판과 정치에 대해서 실망했던 이야기를 하시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회를 바꾸고 정치를 바꾸기 위해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적극적인 노력을 했는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총선을 비롯한 선거에서 투표 참여는 물론이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들을 해주셔야 한다.

그래서 정치개혁의 과제는 국민적 공감만 충분히 이뤄진다면 3선 이상의 제한 법률안, 불체포특권 폐지 과정을 국회에서 거치는 것은 못 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나온다면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 '당리당략과 구태의연, 개인의 입신양명에 물든 지역정치를 바꾸겠다'고 하셨다. 안 후보님이 보는 화순군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진단은 무엇인지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과 대안은?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주나 화순이나 지역정치의 큰 흐름은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 호남이 그렇지만, 나주화순은 공통적으로 민주당 일색화, 특권, 패권 줄 세우기 정치 등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정치가 바뀌려면, 줄 세우는 정치, 패권정치라고 하는 것을 밑에서부터 한번 무너뜨려 봐야 새로운 흐름의 지역정치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지자체의 주체는 뭐니뭐니해도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주인공이다. 그런 면에서 국회의원은 지자체장과 지방의회를 존중해야 한다. 그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지역민들을 보다 발전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호남은 그렇지가 않다. 국회의원이 여러 가지 지자체에 대해 연대하기보다는 개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줄 세우기 등 구태 정치를 끝내려면 이번 총선에서 많은 것이 바뀌어야 된다. 바뀌는 모습이 있지 않으면 여전히 구태한 지역 정치는 그대로 될 것이다. 선거를 통한 큰 변화만이 나주와 화순이 지방정치의 새로운 모습을 정립하지 않을까 싶다.

◇ 거대 기득권 정당이 아닌, 소수정당인 민중당의 후보로서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남다른 각오가 있었을 텐데
2006년도에 민주노동당 나주지역위원회를 만들면서 진보정당 운동을 시작했다. ‘농민들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 대안이 진보 정당이며 민주노동당이다.’ 는 생각을 해왔다. 그 이후로 통진당을 거쳐, 해산된 이후로는 중앙에서 민중당을 만들기 위한 활동까지 진행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딱히 어떤 의도로 민중당을 선택했다기보다는 그간에 진보정당 운동을 해오면서 자연스럽고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을 한다. 다만 워낙 소수 정당, 진보정당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어서 그것이 안타깝기는 하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50%가 도입이 되면서 처음에는 소수정당인 진보정당들도 4,5석 이내로 들어갈 수 있겠다 하는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여전히 제1당인 민주당과 제2당인 통합당이 꼼수 정당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무력화됐다. 제도만 있는 것이지 실상은 예전의 비례재표제하고 비슷하게 돼버렸다. 이것은 애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서 당에 대한 투표한 국민들의 의사를 국회에 구성한다는 원리도 스스로가 깨버린 거고,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소수정당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넓은 아량, 포용력, 협치도 다 무시하고 넘어간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정치가 발전할 수 없다. 1당이나 2당이나 심판받아야 한다. 물론 그것이 이번 총선에서 이뤄질지, 아니면 쌓여서 이후에 심판을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최소한 나주·화순에서라도 오만한 거대정당을 심판하는 총선이 이뤄져야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변화를 원하는 나주 화순에 새로운 희망, 새로운 기적이 이뤄져야만 정치혁신에 한발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안주용 후보에게 화순은 어떤 곳인지, 화순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나주에 살고 있기 때문에 화순은 자주 올 수 있는 지역이었다. 그렇게 자주 왕래를 하면서, 내겐 화순의 첫 이미지 하면 늘 떠오르는 것이 만연산이었다. 화순이 만연산을 중심으로 하는 풍광이 굉장히 좋은 지역이다.

또한 2008년도 총선에 출마한 전종덕 후보와 함께 화순을 누비면서 선거를 치렀던 기억이 난다. 그때 화순군민들이 민노당과 전종덕 후보에 보내준 지지, 성원을 깊은 인상과 감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화순은 남다른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더 깊은 인연을 맺게 될 것이고, 맺어진 인연을 더 키워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대표적인 화순의 지역 공약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지역 공약에 차별화를 많이 뒀다. 화순에 거주하고 있는 군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만한 것들, 살기 좋고 머물고 싶은 화순의 정주여건들에 역점을 뒀다. 기후변화에 관한 것이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체감한 공공의료 부분들도 심혈을 기울였다.

화순이 인근 대도시의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서 정말 쾌적한 친환경적인 생활주거지역으로 변모해야 한다. 생물의약 단지와 함께 '테라피 화순', '건강 화순'의 이미지와 맞춰서 주거환경 장점을 더 많이 강조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덧붙여서 통상적으로 정주여건에 포함될 수 있는 교육문화 시설까지도 좀 더 친환경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이 상당히 많다.

화순의 매력들이 화순군민들 가슴속에도 남고 ‘화순이 정말 살기 좋아. 정말 사는 데 건강하게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은 분명해’ 이것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질 높은 고용의 자리를 만드는 것 역시 시급한 일이지만, 단지 화순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국가적인 문제다. 그것은 그것대로 힘들더라도 당장 정주여건, 높게 말한다면 친환경적인 생활지역으로 화순을 진일보 시켜나가는 것이 나의 중요한 공약이다.

◇ 화순군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21대 총선의 키워드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선거는 나주화순에 있어서는 특권과 반칙의 정치를 확 바꿀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기득권 정치 세력에게 심판을 하고,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는 총선이 돼야 나주 화순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고 확신을 한다.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뛰겠다.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린다.

◇ 안 후보의 주요 화순 관련 공약
- 기후변화에 민감한 친환경 생활권 조성
무등산국립공원으로 이어진 화순군 산림자원 활용한 생태치유단지 조성
전남 최대 규모 친환경 놀이터 조성

- 의학과 관광이 어우러지는 화순
의료산업 확대 및 생물의학 중심도시로 발전
고인돌공원과 세계거석문화테마파크를 대표 관광지로 연계개발

- 화순 푸드 플랜 사업 확산
학교급식, 공공급식에 지역농산물 우선 사용
지역농산물 사용 업체 인센티브

- 폐광지역 특별법 시효 연장 및 탄광 역사자원 보존
화순탄광의 근현대사를 조명한 화순탄광 역사박물관 건립
폐광 보존 사업 및 복암선 철도 역사관광 사업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