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년 10월 개관한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은 남화토건 최상준 회장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최 회장의 기부로 건립된 석봉미술관은 그의 고향 발전 및 사회 공헌 의지로 추진되었다. 석봉미술관은 군민을 위한 문화 예술의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사회의 랜드마크까지, 그 역할을 200% 소화해내며 화순군을 위한 대표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착실히 발돋움하고 있는 중이다.

최 회장은 “석봉미술관이 화순군에서 앞으로도 더욱 큰 미술세계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다. 평소 고향과 예술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던 그가, 예향이라 불리는 고향 화순의 예술사에 한 획을 그은 셈이다.

이에 본지는 국내 굴지의 토건 기업의 회장 최상준, 광주경영자총협회의 회장이자 성공한 경영자 최상준이 아닌, 예술과 고향을 사랑하는 ‘예술인’ 최상준과의 좌담 자리를 마련하고 그의 진심을 들어봤다.

◇ 군민들게 드리는 새해인사
경자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2020년은 매우 특이하고 희귀한 한 해입니다. 2020년을 분석하면 ‘20’과 ‘20’이 연결되어 있는데, 더 희귀한 점은 이것이 한 세기에 단 한번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경자년은 흰색 쥐해라고도 하며, 경은 ‘별’을 상징하기도 하고 ‘자’는 아들을 의미한답니다. 이외에도 ‘경자’는 한밤중에(11-새벽1시)에 만물을 탄생시킬 양기가 불새처럼 점화되는 시점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 만물의 씨앗을 잉태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2020 경자년! 올해는 군민 여러분께서 경제적 어려움도 탈피하고 화순군이 발전하고 향상되는 해가 되시기를, 특히 화순군민의 삶이 여유로운 가운데 일년내내 평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기증의 마음
저는 2018년 10월 22일 화순군립석봉미술관 개관 즈음에, 석봉미술관에 평소 소장품으로 보관하고 있던 작품 253점을 무상증여했습니다. 그후 군에서 미술관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수장고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수장고를 확장하고 세미나실을 이동시켰습니다. 그리고 제가 소유한 잔여 미술품을 추가로 184점을 미술관에 내놓았습니다.
기자분께서 기증보람을 문의하셨는데, 사실 기증에 대한 기쁨과 보람의 대부분은 기증 전에 다가오는 감동이지요. 기증 후에 항상 느끼는 감정은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사실 기 건립한 석봉미술관도 더 크고 더 좋게 건립은 할 수 있었겠지만 저희 자비로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군민들께서 이해하실 줄 믿습니다.

◇ 화순군의 예술작가들에게
우리 화순은 예부터 지형이 산자수려하고 역사적으로 문학, 예술가들을 많이 배출하여 의와 예향이지요. 지금도 화순에서 출생하여 현존하시는 대가분들이 계시고, 타 시도에 이동하여 예술활동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합니다. 예술은 인간기원 이후 식생활 다음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문화여서 우리 인류문화사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4세기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에 문예부흥으로 말미암아 인류에서 큰 정신적 덕목이 된 미술품들이, 현재는 그 예술문화의 잔재로 국력을 키워가고 있는 국가도 많지요. 곧 우리 화순출신 작가분들도 화순의 정신적 문화를 담당하시리라 믿습니다. 작가분들께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풍요롭고 아름다운 예술을 이어 나가는데 선도해주시고 후배들의 예술 문화 창의에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프로작가, 후배들이 하나가 되어, 화순미술분야의 문화창의와 근원이 되어 예향의 전통을 계속하길 바랍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는 사생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미술분야에 소질있는 학생을 일찍 발굴하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요.

◇ 예술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사람이 태어나 무엇하는 사람이 될까?의 질문은, 자식을 낳아 키우는 부모의 관심분야지요. 성장하면서 자녀는 개성과 재능을 점점 나타내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부모는 자녀가 제일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들을 눈여겨보고 앞으로 전문적 지식과 훈련을 쌓으면 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중에 예술은 특히 타고난 재능이 먼저이겠지요. 그저 남이 하니까 따라하는 것은 장래에 실패입니다.

부모는 자식이 예술분야가 좋아서 꿈꾸는 지망생이라고 확신이 가면, 어릴 때부터 계획을 촘촘히 세워야겠지요. 계획을 세우는 것은 “도끼나 칼을 가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조각가가 예술작품을 위해 도구를 잘 벼르고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듯,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초작업이 튼튼하여야 할 것입니다. 의욕과 의지만으로는 이루기가 어렵죠. 훌륭한 극본없이 명화가 탄생할 수 없듯이 훌륭한 인생은 계획으로 목표를 잘게 나누고, 그것이 진실한 계획이 되어 꿈이 실현되리라 믿습니다.

◇ 석봉미술관, 화순군의 정신과 문화창달을 위해
2014년에 광주 매곡동에서 도서관을 건립 후 2년이 못되어 증축을 했습니다. 지역민이나 학생들의 선호도가 너무 좋은데 반해 공간이 비좁아 어쩔 수 없이 증축을 결정한 이유였습니다.
가끔 도서관 이용자들이 전해주는 감사의 말이 기쁘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석봉미술관도 개관 이후 관람객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그러한 화순군립석봉미술관의 높은 선호도는 역시 뭐니뭐니해도 화순군에서 위치선정을 잘해주신 이유일 것입니다. 화순군민들은 물론이고 이웃도시에서도 여유를 내어서 가족과 함께 힐링할 수 있는 곳의 최적의 장소가 만년사 사찰, 저수지 주위걷기, 그리고 미술관 관람으로 이어지는 최상의 다중입지 여건이었습니다.
앞으로 석봉미술관이 화순군에 더 큰 정신과 문화 창달에 큰 미술세계의 진면목을 보여주리라 확신합니다.

◇ 경영자로서 2020 새해설계
아무래도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적으로 각 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이 둔화됐었지요. 대내외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고용악화와 함께 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지속됐습니다.
물론 올해도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과 총선 일정 등으로 인해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침체된 지역경제의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혁신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어려운 일입니다만 모두가 노력해 경제가 더 나아지고, 특히 화순을 비롯한 광주 전남의 지역경제가 새로운 희망을 찾기를 기원합니다.

◇ 가장 소중한 순간들
질문에 답이 바로 나오지 않네요. 생각이 머리에 빙빙 도는데, 아니 전혀 없는 것 같기도, 반대로 너무 많아서 머릿속에서 서로 다투다가 빙빙 돌고만 있습니다.
사람은 혼자만은 살 수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도, 나이가 들수록 가정의 중요성을 현실에서 더욱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은 결국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제 나이도 고령으로 진입되어 하나하나 삶에 대해 정리해 가는 사념이 점점 더 커져나네요. 아니, 그렇다 보니, 지금은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게 저에게는 제일 소중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좌담 중인 본지 김지유 편집국장(왼쪽)과 최상준 회장(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