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는 다른 어느 해보다 나라 안팎이 시끄럽고 19세기 말처럼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 강국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안하무인적 움직임에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어오를 때가 많은데다 국내 정치는 후진국들이 비웃을 정도로 저질의 행태가 계속되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럴 때는 답답한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어루만져 줄 청량제가 필요한데, 영국축구 무대에서 75m를 단독드리볼로 질주한 후 멋진 골로 마무리하는 손흥민 선수와 세계의 음악계를 뒤흔들고 있는 K-POP 전사들 BTS(방탄소년단)과 함께 시의적절하게도 예쁜 처녀가수가 나타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쏟아 붓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송가인이다.
그녀는 지금 온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신데렐라다. 자신만의 애절하고 달콤한 목소리와 소박하고 텁텁한 언행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예절바른 소녀다. 미스트롯 경연 1:1 데스매치에서 아주 쉬운 상대들을 마다하고 가장 힘든 상대인 홍자를 지목하여 대결에서 탈락하는 대담함과 의젓함을 보여준 정신적 승리자다. 정치혐오증과 어려운 경제에 힘든 국민들 마음을 정화시켜주고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묘약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우리 정통 트롯을 알리는 한국가요 전도사다. 흰 적삼에 검은 치마 그리고 아래로 버젓이 삐져나온 고쟁이를 입고 전국을 다니며 ‘송가인이여라우’라는 전라도 말을 거침없이 사용하는 그녀는 그 놈의 나라 망치는 지역감정을 해소시키는 동서화합의 첨병尖兵이다. 그녀는 ‘단장의 미아리고개’와 ‘한 많은 대동강’ 단 두 곡으로 우리 역사의 아픔을 되씹어보고 끊어져 못 가는 북쪽 땅을 그리게 함으로써 온 국민이 하나 된 조국을 소망케 하는 통일統一의 기수다.
송가인은 어떻게 해서 이리도 짧은 시간에 온 국민의 마음속에 들어 앉아 사랑을 받게 되었을까?
고재경교수는 그 이유를 네 가지로 말한다.
첫째, 중장년층의 추억 소비 지향 생활양식이다. 송가인의 노래는 이들의 어질러진 영혼을 정화하는 힐링과 희망의 쉼터다.
둘째, ‘흙수저’ 신화 창조에 대한 동경이다. 송가인이 2012년 트로트 가수로 데뷔해 무명가수로서 만난신고萬難辛苦 끝에 일궈낸 그녀의 입지전적 성취는 모든 이의 가슴을 적시고 울린다.
셋째, 해를 품은 인성이다.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효심과 팬들에 대한 고마움 등 그녀의 품성은 예의바름과 배려의 화신으로 다가온다.
넷째, 트로트 여신으로의 무한한 성장성이다. 송가인은 전공인 순도 100% 국악으로 다져진 완벽한 창법을 구사한다. 이러한 탄탄한 기량과 실력을 바탕으로 한국 트로트계의 전성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탠다.
송가인의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적 삶이다.
원래 盡人事待天命은 삼국지三國志의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에서 유래한 말로서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지 최선을 다한 뒤에 하늘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자신의 일을 성실히 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송가인은 가수로 데뷔한 후 기나긴 무명가수 생활 속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살면서도 집념을 갖고 늘 준비를 하고 살았다. 그 준비된 자질을 빛내 줄 기회가 왔으니 TV조선의 대 기획 《내일은 미스트롯》이다. 그녀는 12,000명의 긴다난다하는 여성 노래꾼들이 겨룬 4개월간의 대장정에서 당당히 우승을 하였고, 지금 웬만한 국민들은 송가인을 다 알고 있으며, 그녀의 노래에 박수를 보내고 환호하며 행복해한다. 그녀는 출연료 몇 십만 원의 무명가수에서 일약 몇 천만 원의 대 가수로 변신했고, 해외공연까지 멋지게 해내고 있다.
송가인은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전수 교육 조교이자 무속인인 송순단의 딸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판소리를 시작했으며 광주예고를 거쳐 중앙대를 졸업했다. 전라남도 목포 출신 판소리 명창인 박금희로부터 수궁가, 춘향가를 사사받았다.
그녀는 2011년 제23회 목포 전국국악경연대회 일반부 문화관광부장관상, 2018년 제4회 대한민국 예술문화스타대상 성인가요 신인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으나 대가수로 발돋움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끝에 오늘의 영광을 차지한 것이다.
결국, 2019년은 인간으로서 자기가 해야 할 노력을 다 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 盡人事待天命적 송가인의 삶이 찬란한 꽃을 피운 한 해였다. 늘 밝은 미소의 예쁜 모습으로 노래하는 가인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화순군민신문 기자 hoahn01@hanmail.net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