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 첫날도 지난 지 오래되었다. 새해가 되면 친한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내는데 “행복하세요.” “하시는 일마다 이루소서.” “건강을 기원한다.” 등의 인사를 주고받는다. 이런 말을 들으며 위로로 삼고 기뻐한다.

만약 어떻게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시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거나, 평소에 생각했던 어떤 방안을 내놓으면서 행복하게 지내시라고 하면 무례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저가 무엇을 안다고 함부로 아는 체 하는가. 라며 달갑지 않게 여긴다. 그러니 방법은 알아서 하되, 그저 행복하기를 빈다고 하면 된다.

이런 메시지에서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그 인사가 나의 삶에 실질적으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행복하기를 기원하나 행복을 쫓아가 본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좋은 일을 이루고자 하나 하루의 삶이 피곤하며, 건강을 소망하나 눈에 띄지는 않지만, 날이 갈수록 건강을 지키기 어려움을 실감한다.

우리가 바라는 건강과 성공과 행복을 얻으려고 노력한 만큼 만족을 느끼는 삶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 삶을 조명해보면 실제로는 이런 것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물론 승승장구하는 친구들도 있고, 명예를 얻고, 거액의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사람도 있으나 대다수의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이순(耳順)을 넘도록 살면서 삶을 반전시킬만한 성공은 어려울 수 있고, 건강도 더는 나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리고 소소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데서 행복을 찾는 것뿐이다.

무엇인가를 더 소유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이미 소유한 것을 더는 잃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삶 속에서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을까?

나 자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그나마 다행이다. 오늘도 감사한다.”라는 말이다. 이루어지지 않는 욕망으로 괴로워했던 과거를 생각해 보고, 이룰 수 없는 소망 속에서 주마가편(走馬加鞭)하기보다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온유와 안식을 배우고 싶다. 나의 정체성의 핵심을 욕망에 두지 않고 깨어있음(自覺)에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