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함께 운동하며 지냈던 친구를 병문안했다. 언제쯤 퇴원하여 즐거운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며칠 사이에 좋아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정해진 시간 속에서 잠깐 살다가 가야 하는 아침 이슬과 같은 피조물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뜻대로 되지 않는 미래를 맞이하게 될 때 저항할 수 없는 슬픔의 위력에 압도당하게 된다.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하는 말은 내일의 희망만을 노래할 수 없음을 일깨워준다.

내일 일은 어떠할지 알 수 없으니 오늘 하루의 삶을 감사함으로 마감해야 할 것 같다. 오늘 하루의 삶을 감사한다는 것은 좀 더 명확하게 말하면 내일로 이어지지 아니할 수 있는 오늘까지의 삶을 감사한다는 말이다. 오늘을 감사하고 운이 좋아서 또 내일이 오늘로 이어진다면 감사하는 날들이 많아져 결국 행복한 일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감사할만한 일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거나 기록하여 남겨둘 수 있다면 나중에 이보다 더 큰 보화가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삶의 끝에 서는 때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있는 것 중에서 감사했던 삶의 흔적들이 큰 몫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감사하며 살았던 과거의 시간이 많을수록 존엄사(well dying)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건강의 소중함에 관해 이야기하면 '얼마나 오래 살려고 그러느냐 인명은 재천이다'라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나,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두려움에 관하여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몸이 아플 때 의사에게만 의지하지 말고, 건강에 관한 지식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사견(私見)이지만 육식보다는 채식으로 음식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삶의 초기에는 성공하라고, 똑똑하고 매력 있고 능력 있고 힘 있고 돈이 많아 남 보다 뛰어나 보이라는 압력을 받으면서 경쟁 속에서 살아왔지만, 여전히 이루지 못한 꿈으로 남아 있어, 화려한 삶의 잔치에는 참여하지 못한 손님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부족한 그대로 받아들이고 안분지족(安分 知足)하는 삶도 필요하다. 이는 우리의 삶이 유한하기 때문이며, 성공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안식할 줄 아는 마음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프로필
전) 동면중 교장
현) 시니어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