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가장 존경받는 직업으로 판사, 의사도 아닌 소방관을 꼽는다. 봉사와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직업이라 하는데 대한민국 소방관의 한 사람으로서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반성도 많이 하게 된다.

소방관이나 구급대원이 폭행당하는 일이 종종 TV에 방송된다. 우리가 정말 위급할 때 가장 생각나는 번호는 119일 것이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늦게 출동했다’, ‘차가 막힌다’, ‘제대로 구조를 못했다’ 등의 이유로 오히려 폭행하는 경우가 있다.

또 장난 전화로 일어난 가슴 아픈 사연도 들려오고 있다. 장난 전화를 받고 출동한 일 때문에 진짜 불이 난 곳에 늦어 누군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소방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구급대원은 업무 특성상 술 냄새 나는 노숙자나 얌체환자, 여성 대원을 더듬는 만취환자 등 기가 막힌 시민을 마주할 때가 종종 있다. 구급대원은 주취자도 태워야 하고 욕을 먹어도 운전해야 한다. 구급 출동이 많은 지역은 하루 평균 20여 건의 응급신고가 접수되는데 이 중 절반 정도가 주취자다. 나머지 90% 가량은 가벼운 복통, 두통 등을 호소하는 단순 비응급 환자다.

불량 신고로 인해 다른 응급상황 시 구급 공백이 생기게 되고 정말 위급한 사람이 숨을 거두는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 긴급 이송이 이뤄지지 않는 건수는 출동 대비 약 30%나 차지하고 있다. 119구급차를 상습적으로 택시처럼 불러 사용하는 ‘얌체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119에 허위ㆍ장난신고를 하거나 비응급상황 임에도 상습적으로 구급 요청을 하는 자에게는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는 처리 과정 또한 상당한 인력과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시민에게 제공되는 소방 서비스에 제약이 따르게 된다.

법에 의한 제제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한사람, 한사람이 양보와 배려를 실천한다면 우리 모두 구급대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