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기억하는 사모곡!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던 일본의 국민작가 이노우에 야스시의 자전적 소설 『내 어머니의 연대기』. 문예지 「군상」에 각각 1964년, 1969년, 1974년에 발표된 <꽃나무 아래에서>, <달빛>, <설면>으로 이루어진 삼부작 소설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1977년 출간된 이래 작가의 대표 자전 소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소설에는 노쇠와 치매로 고통을 받는 작가의 어머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어머니의 노년에 드러나는 말과 행동을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때로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때로는 따스하고 유머러스하게 어머니의 치매와 죽음을 담담히 그려냈다. 이번 번역본에는 죽음이라는 비슷한 주제를 다룬 자전적 내용의 단편 <묘지와 새우감자>를 함께 담아 소개한다.

저자 이노우에 야스시
1907년 훗카이도에서 출생. 교토 제국대학에서 미학을 전공. 졸업 후 1936년 '선데이 마이니치'에 역사소설 '유전'을 투고한 것이 인연이 되어 마이니치 신문에 입사, 10여 년간 종교, 미술, 출판 등 여러 분야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1950년 '투우'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고 이후 시와 소설을 넘나들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쳤는데,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역사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58년 '덴표의 용마루'로 예술선장문부대신상, 1960년 '둔황'과 '누란'으로 마이니치 예술대상, 1961년 '요도의 일기'로 노마문예상, 1964년 '풍도'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하며 역사소설로 일본의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다. 이 밖에도 '하얀 노파', '내 어머니의 기록' 등 자전적 소설과 시집을 꾸준히 발표하며 일본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등지를 여행하며 여러 권의 기행집을 발표했고, 미술 분야에도 조예가 깊어 미술평론집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출간했다. 1976년 일본 문화훈장을 받았고, 역사소설 '공자'로 다시 한번 노마문예상을 수상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일본의 국보급 작가로 평가받았으며, 1991년 8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