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의 간판스타 이용대 선수가 남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하였다. 여자복식의 ‘고의패배’로 어수선했던 배드민턴 대표팀에 처음이자 마지막 메달을 선사했다. 7년 동안 한결 같이 손발을 맞췄던 세계랭킹 1위 이용대-정재성은 5일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림 남자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쿠킨키드-탄분헝(말레이시아)조에 2-0 완승을 거뒀다. 둘은 함께 출전한 마지막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걸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쿠킨키드-탄분헝 조는 그 전에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2-0으로 꺾었던 팀이였지만 1세트 시작과 동시에 3점을 먼저 허용하는 등 출발이 불안했다. 10-10 동점 상황에서 말레이시아 조의 스매싱 공격을 잇따라 내주며 세트 중반 12-18까지 뒤졌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 세계랭킹 1위의 면목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정재성의 후위공격과 이용대의 재치 넘치는 네트플레이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18-19까지 순식간에 점수 차를 좁혔다. 상대 스매싱을 허용하며 세트포인트까지 몰렸으나 상대 실수와 정재성의 공격을 앞세워 23-21로 세트를 따냈다.

이후 이용대-정재성 조는 2세트에서 상대를 더 거세게 몰아붙였고 세트 중반 점수 차를 15-7까지 벌린 뒤 깔끔한 마무리로 경기를 끝냈다. 동메달이 확정되자 윙크대신 이용대와 정재성은 코트에 드러누웠다.

코트 안팎에서 7년을 함께 동고동락해온 두 남자의 파트너십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우리 나이로 서른하나인 정재성은 ‘마지막’이라고 못 박은 올림픽에서 첫 메달로 시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정재성은 “파트너는 서로 믿고 맞춰 가는 것이다. 용대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라고 6년 후배인 이용대 선수에게 공을 돌렸다. 이용대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재성이형을 만났는데 그건 행운이었다. 그동안 싫은 소리도 많이 하고, 내 플레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형한테 강요도 많이 했다. 묵묵히 받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투박하게 마음을 전했다.

이번 동메달은 그 어느 메달보다 값진 메달이다. 런던올림픽 배드민턴에서 나온 유일한 메달이었다.

화순군(군수 홍이식)에서는 경기가 치러진 4~5일 2일간 화순광덕문화광장에 대형스크린(LED전광판)을 설치하여 생중계로 방영하였고, 응원 나온 군민들에게는 풍선막대, 방석 등 응원도구를 배부하였다. 또한 화순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고인돌밴드그룹사운드’가 음악을 선사하여 흥을 돋아 응원전이 군민들의 한마당 축제의 장이 되었으며, 각 언론사의 취재 열기도 고조에 달했다.

군민들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 이용대 선수의 경기를 보고 있는 내내 조마조마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끝까지 응원전을 펼쳤다.  4일 날 남자복식 준결승전에서 아쉽게 역전패를 당해 응원 나온 군민들은 조금 아쉬워하였지만, 5일 날 3~4위 결정전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이용대-정재성 선수에게 한없는 격려와 박수를 아끼지 않앗다.  이는 화순 군민 모두의 환호와 함성이 런던까지 울려 퍼져 이뤄낸 쾌거이고 금보다 값진 동메달의 결과물이다.  이에  한 주민은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관람했다”면서 “이용대 선수는 역시 세계적인 선수이며 화순군의 자랑이다”라며 경기를 지켜 본 소감을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응원전을 통해 군민들이 한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화합의 장이 되었으며, 아울러 군민들의 질서의식과 환경정화 활동에서도 대외적으로 모범을 보여주는 응원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용대 선수는 2008년 베이징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냈지만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배드민턴 대표팀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배드민턴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1개씩 획득했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노골드’로 끝났다. 여기에 여자 선수 4명이 ‘고의 패배’논란으로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귀국하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그러나 의기소침했던 한국배드민턴에 이용대-정재성은 한 줄기 빛을 발했고 남자복식은 여전히 세계 정상권이라는 면목을 보였다.

배드민턴 선수 모두는 이 날을 위해 4년을 준비하며 노력했다. 비록 자신들이 원하는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들은 메달보다 더욱 값진 보물을 얻었다. 4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 긴장과 고통, 그리고 피나는 훈련 속에 살아야 했던 선수 모두에게 그 동안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광덕문화광장,올림픽 길거리 응원전

▲악몽에서 건진 동메달…이용대-정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