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는 말에 의하면 천태산(天台山) 은 천상의 삼태성과 북두칠성 이십팔수의 성신정기가 공조하는 영지라 한다.
일찍 옥룡자인 도선국사께서 당나라 일행선사에게 음양술수와 풍수지리를 배운 후 신라에 돌아와 전국산세를 두루 살펴 본즉 천하를 통일할 황제의 대명당에서부터 대현 대왕 구민제세의 영웅들이 태어날 명당들을 많이 발견하였다.
「 아! 우리나라에도 당나라에 못지 않게 큰 인물을 낳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천장지비의 보물을 공개하여야지! 」
국사는 강산 팔도의 산천과 명혈을 모두 편답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팔도강산의 지리산도를 그려놓고 전국명혈을 살펴보고 있는데 갑자기 천문을 살펴보고 싶어 하늘을 우러러보니 자미에 황운이 끼고 각성, 항성, 심성이 어두어지니 필시 불상지조라 생각하고 다시 주역 괘상을 벌려 효신을 살펴보니 주작 관귀에 형충이 붙어 제삼 살펴보니 아뿔싸! 이는 중국의 도인인 일행선사의 장난임에 틀림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세상을 뒤흔들 대인물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중국에 앉아서 도력으로 우리나라의 명산대혈의 영기를 모두 끊어버리기 위해 일행선사가 진언을 암송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도선국사는 그길로 여기저기 산세를 두루 살펴 보고 나서 천상의 오성에게 조공하여 영기로써 환을 이루고 원산, 장포가 산태극 수태극 으로 성수가 응조한 천태산에 올랐다.
「 나쁜놈들!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 」
국사는 상봉에 넓은 돌을 놓아 제단을 쌓고 그위에 쇠로 말을 만들어 놓은 다음 다시 방아를 만들어 방아고(머리) 에 철마를 붙여 철마방아를 만들었다.
이 방아를 당나라를 향하여 안치해 놓은 다음 국사는 매일 산에 올라 방아를 눌러 한번씩 찧게 되니 중국의 황실에 괴변이 일기 시작했다.
국가의 동량이 되는 큰 인물이 한명씩 죽게 되는 것이었다.
황실에서는 이런 괴변에 대해 겁을 먹고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연일 궁중의 조회에서는 심심히 대책을 강구하나 모두들 얼굴만 바라볼 뿐 원인을 모르니 방편이 있을 수 없어 사람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앙화를 당하고만 있었다.
오늘도, 내일도 연일 한 사람씩 궁중의 큰 인물들이 낙엽처럼 떨어지니 궁중에서는 매일 눈물이요, 장안 안에 들리는 것은 모두 통곡소리 뿐이라 당나라 천하에 모두 수심이 가득 하였다.
황제가 태사관에게 점을 치도록 명했다.
태사관이 천문을 두루 살펴보니 진방에서 살기가 일어나 태방을 치니 그때마다 당나라에서는 괴변이 일곤하였다.
진방은 동쪽으로 신라요, 태방은 서쪽으로 당나라이니 신라에 괴물이 있어 당나라를 작해한다고 태사관은 황제에게 사실을 고하였다.
황제는 즉시 사신을 보내어 괴물을 탐색토록 하였으나 도무지 알 길이 없어 그냥 돌아왔다.
그뒤 늦게야 일행선사가 이는 모두 제자 도선의 소행임을 알고 신라의 도선을 찾도록 하였다.
다시 강산을 편답하여 영암 구림에서 도선국사를 찾아낸 당나라 사신이 국사를 힐난하니
「 스승께서 먼저 사제의 의를 끊었으니 저를 원망하지 마시오. 」
하고 국사께서 말하였다.
사신이 놀라 물었다.
「 어찌하여 그렇습니까? 」
「 스승이 일생선사께서 우리나라 산세도를 보시고 이 땅에서 큰 인물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먼저 도력으로 산맥을 끊었읍니다. 스승께서 먼저 사제의 예와 의를 버렸으니 저는 모든 것을 스승의 가르침에만 따랐을뿐입니다. 」
국사는 그 자리에서 만지장서를 적어 일행선사에게 보냈다.
내용인즉 하루속히 우리의 산맥을 다시 이어 줄 것을 부탁하고 답서를 청하였다.
그후 일행선사는 도력으로 끊었던 모든 산맥들을 다시 이어주고 당나라에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을 부탁하였다.
도선국사는 그뒤로부터 철마방아를 없애고 반석위에 철마만 두었다.
그러나 이 철마의 머리가 향한 쪽의 마을에는 호랑이가 사람을 헤치는 흉사가 번번히 일어나자 여러곳의 마을사람들은 서로 다투어가며 철마 머리를 다른 쪽으로 돌려놓은 소동을 벌였고 부녀자들은 엽전이나 쇠붙이 등을 철마 앞에 바쳐 마을에 호환이 없도록 빌었다.
철마에게 바쳤던 쇠붙이는 다음날 가보면 신기하게도 철마가 모두 먹어버렸기 때문에 쇠붙이를 먹는 철마라하여 식철이라 했다.
도암면지(道岩面誌)에도 이러한 사실에 대해 다소의 기록이 있으나 노인들의 말씀에 의하면 오십여년전까지도 천태산에 철마가 있어 등산객들이 철마 앞에 합장하고 신성시 하였으나 한일합방 이후 일본인의 손에 의해 없어진듯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