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민신문=강주성 기자]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이 병원을 찾는 환자와 가족에게 ‘귀로 전하는 처방전’을 준비했다. 오는 8월 5일 낮 12시 30분, 병원 1층 호반홀에서 열리는 ‘광주 나눔소리 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그 주인공이다. 점심시간, 병원 로비를 가득 채울 선율은 치료 과정의 긴장과 피로를 잠시 내려놓게 할 따뜻한 쉼표가 될 전망이다.

하루에도 수백 명이 오가는 병원 공간은 늘 바쁜 걸음과 긴장된 표정으로 가득하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질병 치료만큼이나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병원 내 문화행사를 정례화해 왔다. 이번 음악회도 그 연장선에서 마련된 것으로, 공연을 맡은 ‘광주 나눔소리 오케스트라’는 광주 지역 중‧고교생 35명으로 꾸려진 청소년 자원봉사단체다. 2024년 창단 이래 여러 의료기관을 찾아 ‘찾아가는 치유 음악회’를 선보이며 나눔의 가치를 실천해 왔다.

관객들은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2번’과 브람스 ‘헝가리 무곡 5번’ 같은 익숙한 클래식부터 영화 ‘캐리비안 해적’ OST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들을 수 있다.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피아노가 어우러져 전하는 선율은 잠시나마 병원 특유의 긴장감과 불안을 씻어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청소년들이 선물하는 ‘치유의 선율’
광주 나눔소리 오케스트라는 지도 교사진과 함께 “음악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자”는 목표로 활동을 시작했다. 매주 주말마다 연습실에 모여 호흡을 맞추고, 방학이면 병원·보호시설·복지관 등에서 재능기부 공연을 진행한다. 병원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순수한 열정이 더해져 환자분들의 표정이 한층 밝아지는 것을 느낀다”며 “이번에도 따뜻한 환대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병원 의료진은 악기 이동과 음향 세팅을 지원하고, 자원봉사팀은 휠체어 이동이 필요한 환자들의 동선을 돕는다. 이러한 협업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치유 공동체”로서의 병원의 얼굴을 보여준다. 환자들과 가족, 의료진, 지역 청소년이 함께 만들어 가는 무대인 셈이다.

‘병원 속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은 호반홀
화순전남대병원 호반홀은 300석 규모의 다목적 로비형 공연장으로, 개관 이래 클래식·국악·국제 학술포럼까지 다양한 행사를 치러 왔다. 병원 측은 “환자가 앉을 수 있는 편안한 의자, 이동이 자유로운 휠체어 공간 배치 등 배려형 설계를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음악회마다 외래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지역 주민까지 발걸음을 모으며, 호반홀은 ‘작은 아트홀’로서의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

민정준 병원장은 “몸의 병을 치료하는 동시에 마음을 어루만지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필수적인 치유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전시를 유치해 병원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음악회는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된다. 병원을 찾는 발걸음이라면, 또는 잠시 음악으로 위로받고 싶은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관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