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민신문=강주성 기자] 존엄한 생의 마무리를 고민하는 ‘웰다잉(Well-Dying)’ 교육이 화순에서도 시작됐다. 화순군은 지난 29일 능주면복지회관에서 첫 ‘찾아가는 웰다잉 문화조성 강좌’를 열어 지역 어르신과 주민들이 삶의 가치와 죽음의 의미를 함께 성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강의는 오는 8월 14일까지 4개 면 복지회관을 순회하며 진행되며, 웰다잉에 관심 있는 군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죽음을 배우는 시간, 삶을 되돌아보다
강좌는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주제로 연명의료 결정제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법, 장례 문화 변화 등을 다룬다. 강사들은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내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강조하며 참여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실제 강의 현장에서는 버킷리스트 작성, 마음 챙김 명상, 가족과의 대화법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이어져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었다.

주민 김모 씨(72)는 “죽음 이야기가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오히려 삶을 더 소중히 바라보게 됐다”며 “남은 여정을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령사회, 웰다잉 교육의 의미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화순군 역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35%를 넘어서는 등 빠른 고령화로 돌봄과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보건복지부는 웰다잉 교육을 노년층 우울 해소와 자살 예방의 핵심 정책으로 제시해 왔고, 화순군도 이에 발맞춰 ‘찾아가는’ 형태로 교육 접근성을 높였다.

박미라 보건소장은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라며 “이번 강좌를 통해 군민들이 마지막까지 존엄을 지키며, 남은 시간도 긍정적으로 설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군민 누구나 함께하는 순회 강좌
이번 교육은 능주면을 시작으로 동복면(8월 6일), 도곡면(8월 9일), 이양면(8월 14일)에서 차례로 열린다. 일정과 장소는 군 홈페이지와 각 면사무소 게시판에 공지되며, 단체 신청이나 이동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방문 강의’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참가 신청과 자세한 문의는 화순군보건소 방문보건팀(☎ 061-379-5312)에서 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교육 수료 후에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유언장 작성 법률 자문 등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