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민신문=강주성 기자] 여름방학을 맞아 화순군립운주사문화관이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 「꽃잎을 담다, 나를 비추다」가 7월 26일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첫 회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참가자들은 곡선형 아크릴 거울 위에 압화(押花)를 배치하며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감성 체험을 만끽했고, 사전에 측정한 스트레스 지수는 체험 후 눈에 띄게 낮아져 프로그램 효과를 수치로 입증했다.

체험은 문화관 2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됐다. 강사의 시연과 함께 압화 배치 원리를 배우고, 각자 취향에 따라 꽃잎·잎사귀·씨앗 등을 고르는 과정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꽃잎 한 장이 거울 속 풍경을 바꾸듯 마음에도 잔잔한 변화를 느꼈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공예 활동을 넘어 자연 소재와 예술을 결합한 ‘느린 창작’ 개념을 경험하도록 설계됐다. 문화관은 결과물보다 과정을 중시하며, 창작 활동이 주는 심리적 안정과 생태 감수성 함양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자연 닮은 예술, 압화가 전하는 위로
꽃잎의 색감과 윤곽을 살리는 압화 작업은 사계절의 시간을 압축해 거울이라는 일상 도구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강사는 “꽃잎의 흐름에 맞춰 배치해야 자연스러운 곡선미가 살아난다”는 팁을 전했고, 참가자들은 틀에 갇히지 않은 정신적 여유를 거울 속에 스며들게 했다.

창작 과정은 몰입의 시간이기도 했다. 꽃잎을 한 장씩 올리고 투명 접착 필름을 덮는 순간, 거울 속에는 자신만의 정원이 완성됐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며 ‘꽃잎 배치가 주는 리듬감’과 ‘컬러 대비가 만드는 시각적 온도’를 자연스럽게 토론했다.

체험이 끝난 뒤 제공된 기념품 거울은 단순 소장품을 넘어 ‘나를 돌아보는 창’이자 ‘자연을 기억하는 프레임’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참가자들이 집에서도 일상 속 창작 활동을 이어 가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수치로 확인한 정서 안정
프로그램의 또 다른 특징은 과학적 접근이다. 체험 전·후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 창작 활동의 정서적 효과를 수치로 확인토록 했다. 결과는 대부분의 참가자에게서 긴장도 감소와 긍정 정서 증가로 나타났으며, 일부 청소년은 집중도가 올라갔다고 응답했다.

문화관은 이 데이터를 향후 프로그램 개선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강사는 “예술 체험이 마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교육적 설득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참가자 중 한 학부모는 “아이가 수치로 변화를 확인하며 예술 활동의 가치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또한 압화 거울 만들기가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장에서 만난 조부모와 손주 세대 참가자들은 “같은 꽃을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문화관, 일상에 스며드는 창의 체험 거점
화순군립운주사문화관은 이번 체험을 시작으로 생태·예술 융합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해 ‘친숙한 문화관’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강삼영 문화예술과장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방문을 유도하고, 재방문률을 높여 문화관이 지역민의 문화예술 안식처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문화관은 압화 노트·바람개비 만들기 등 계절별 DIY 키트를 개발해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체험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정서 효과 검증 모델을 확대해 치유형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화순군은 문화예술 접점을 넓혀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군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자연을 품은 예술 체험이 일상에 녹아들며, 화순의 여름방학은 꽃잎처럼 다채로운 추억을 피워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