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민신문=정성연 기자] 민정준 제11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장이 지난 3월 1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역거점병원을 넘어 국내 의료계를 선도하는 의료기관으로 암과 면역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민정준 제11대 병원장의 혁신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미래 의료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특히 취임 후 첫 1년간 의정 갈등 속에서도 지역의료 발전을 위해 굳건히 이끌어온 민 병원장은, 앞으로의 청사진으로 연구중심 병원으로의 혁신과 첨단 의료 장비 도입 등을 통한 세계 100대 암 병원 반열에 오를 브랜드 가치 창출에 대한 의지와 청사진을 제시했다.
1. 병원장 취임 1주년 맞아 소회.
지난해 3월 1일 제11대 병원장으로 취임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병원의 문화와 역량을 직접 체감하며, 화순전남대병원이 훌륭한 가치를 지닌 기관임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코로나19 이후, 의정 갈등으로 인해 병원이 큰 어려움을 겪는 시기였다. 하지만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노력했다. 전공의들의 사직 이후에 병원에 남아있는 의료진의 노고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지만, 우리가 이 지역 암 환자들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명감을 모든 구성원이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순전남대병원이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이런 구성원들의 책임 의식과 프로정신을 기반으로 한 병원 문화를 들 수 있고, 무엇보다 지역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암 전문병원으로서 지역을 넘어 국가와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2. 세계적 암 병원으로 성장한 화순전남대병원, 1년의 성과.
화순전남대병원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가 인정하는 강한 병원으로 성장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서 선정하는 세계 최고 암 병원 300위 내에 5년 연속 이름을 올렸으며, 순위는 계속 상승해 116위를 기록했다. 국내 병원 중에는 8위, 비수도권 병원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된 병원이다. 수도권 쏠림이 지나친 우리나라에서 지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와 함께 2025년 대한민국 전체 병원 평가에서는 비수도권 의료기관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최첨단 의료기술 분야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확보했다. 지난해 호남지역 유일하게 최첨단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 SP를 도입해 고난도 수술 역량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더욱 정밀하고 안전한 수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9년 광주전남지역 최초로 다빈치로봇을 도입한 우리 병원은 최근 누적 로봇수술 2,000건을 돌파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도 충실히 수행해, 감염병 예방관리사업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1년 호남권 최초로 외국인 환자 전담부서인 국제메디컬센터를 개소해 해외환자를 유치한 공로로 3월 20일 대통령 표창도 받게 됐다.
특히 암 치료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최근 발표된 대장암, 위암, 폐암 등 주요 암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획득하며 국내 최고 수준의 암 진료 역량을 증명했다. 암 연구 분야에서도 눈부신 결과를 도출했다. 화순전남대병원 연구진은 신개념 암 면역 치료제 개발을 선도하며 난치성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국내외 학계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적 수준의 연구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3. 주목받는 암 치료 연구성과, 암 연구중심 병원으로의 도약.
우리 병원은 암 치료 연구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연구로는 ‘박테리아를 활용한 암 면역 치료제 개발’이 있으며, 이 관련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리뷰 임상 종양학’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잇따라 소개되기도 했다. 우리병원이 배출한 스타트업에서 세계 최초의 임상시험도 준비 중이다.
또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폐암 조기진단 및 치료법 연구, 간섬유화와 간암 발생 기전 규명을 통한 새로운 치료제 연구개발, 체액 기반 대장암 조기진단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울증 진단 및 자살 위험 예측 바이오마커 발굴, NK세포치료제를 이용한 진행성 췌장암 치료법 연구 등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전남대 의대에 뿌리를 둔 병원인데, 전남대 의대는 전통적으로 의학 연구에 강점을 갖고 있다. 최근 정부가 공개한 공시자료에 의하면 전남의대는 최근 3년간 교수 1인당 국제연구논문 점수에서 전국 4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지방의대는 수도권 의대보다 하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하지만, 아직 지방의 의대는 살아있고, 전남대는 지방의 명문대라는 말을 들을 만하다.
이 같은 연구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준공된 미래의료혁신센터 2층에 임상시험 센터와 문서보관실을 두고 임상시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3층은 개방형 의료산업 지원 공간으로 다양한 연구기관, 스타트업 벤처, 협력연구 기업 등이 입주해 바이오 산업화가 활발히 추진되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미래 의료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정기적인 의료 혁신 포럼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먼저 국내 바이오 의료분야 전문가들과 원내의 연구자를 초청해 화순바이오메디컬워크숍(Hwasun BioMedical Workshop)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생체광학영상장치를 도입해 분자 영상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화순전남대병원은 2004년부터 해마다 화순분자영상심포지엄(HOWS)을 열고 있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미래 의료에 대비한 스마트병원으로의 도약과 세계 100대 암 병원 진입을 목표로, 작년 말 전국의 헬스케어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제2기 미래의료연구단’을 출범했다. 병원 발전 자문과 학술행사를 통해 화순전남대병원이 글로벌 수준의 혁신 의료 선도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 ‘세계 100대 암 병원의 반열에 오를 브랜드 가치 창출’ 계획.
지난해 개원 20주년을 맞은 화순전남대병원은 ‘어게인 2004’라는 슬로건 아래, 새로운 비전인 ‘도전과 열정으로 생명의 미래를 창조하는 세계 최고의 전문의료기관’을 수립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암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대폭 강화해 지역 암 진료의 질적 도약과 양적 확장을 이루고자 한다.
먼저, 가까운 미래에 ‘아시아 암 진료와 연구의 중심’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세계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우리 전남 지역은 전 세계의 대양으로 뻗어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아시아지역으로 뻗어가는 아시아 암 허브로 발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암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최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특히 입자치료기와 같은 대형 첨단 의료장비의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 최초로 양성자치료기, 알파입자 가속기와 같은 대형 의료장비를 도입한다면, 아시아 최고의 암 병원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
또한 국내 유일의 화순 백신 산업 특구,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바이오 부문 국가전략기술 특화단지의 이점을 활용해 신약개발의 중심지로 도약할 방침이다. 그래서 미래의료혁신센터에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센터를 조성했고, 스마트 임상시험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는 미래 의료 전문가 양성의 요람이 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병원 부지 내 미래형 ‘디지털 항암센터’ 신축도 진행 중이다. 계획으로는 오는 4월까지 설계 공모를 마치고 빠르게 착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디지털항암센터에는 종양내과, 혈액내과 등 진료과 외래진료실과 함께 로봇항암조제실, 데이케어센터, 빅데이터 임상교육실, 메타버스기반 산업교육실 등이 들어서 명실상부 미래형 암 치료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디지털항암센터는 단순한 건물 신축이 아닌,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암 치료의 혁신을 이루기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특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정밀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맞춤형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반을 바탕으로 단순히 연구중심 병원을 넘어, 지역 혁신의 주체로 자리 잡아 세계 100대 암 병원 반열에 오르는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5. 남은 임기 동안 나아가야 할 방향.
화순전남대병원의 2024년 전체 입원 환자 중 암 환자 비율은 84.2%를 나타내고 있다. 암 환자 비율이 높다는 것은 양질의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화순전남대병원이 ‘암은 서울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가며 계속 성장해 가고 있지만, 더 노력해야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아시아 암 허브‘가 되기 위한 초석을 쌓도록 하겠다. 병원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와 정관계에 이 지역에 국제적인 암 병원 건립의 필요성을 설파해 교감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 병원 내에 환자중심의 의료서비스 체계를 만들기 위해 진료 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하겠다. 채혈실의 대기 시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했으며, 올해에는 환자와 보호자의 편의를 더욱 증진하기 위해 집중할 예정이다.
또 지역의료 발전의 중심축으로서, 의료네트워크 강화에도 앞장설 것이다. 정부, 지자체, 기업, 대학, 연구기관,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 인프라를 공유하고, 의료기술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전남의대는 작년 말에 서울의대, 카톨릭의대와 함께 의사과학자 양성 대학에 선정됐다. 제가 책임자를 맡고 있는데, 지속적인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많은 의학적 발견은 의사과학자들에 의해 이뤄졌다. 미래에도 임상 경험을 가진 의사과학자들은 질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희망 속에서 추진되기 위해서는 후속 세대인 전공의와 학생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1년 동안 전공의와 학생 없이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루빨리 학생과 전공의가 돌아와서 희망찬 미래를 그리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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