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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를 구부려 여덞 자를 편다면?
왕척직심(枉尺直尋) - 『맹자(孟子)』
작성 : 2020년 10월 27일(화) 16:30 가+가-
가끔은 자신의 원칙을 버리고 세상의 상식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세상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때로는 자신의 생각을 구부려 세상의 추이에 맞추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이지요. 세상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유연성이니 권도(權道)니 하며 세상에 영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자위합니다. 그러나 『맹자』에 보면 이렇듯 명분 없이 세상을 사는 것에 대하여 강하게 부정하고있습니다. 맹자의 제장 중 진대(陳代)라는 사람이 맹자에게 이런 의견을 내놓습니다.

“선생님! 지금 선생님은 너무 옳은 것만 추구하십니다. 옛말에 ”한 자(尺)를 구부려(枉) 여덟 자(尋)를 편다면 마땅히 그리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선생님, 부디 세상을 탓하지 마시고 선생님의 조그만 절개를 구부려세상을 구제하소서!”

‘왕척직심(枉尺直尋)’이라는 고사가 나오는 구절입니다. 지금 나의 한 자 되는 조그만 절개를 구부려 세상의 상식에 영합하여 여덟 자를 펴는 큰 결과를 얻는다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에 대하여 맹자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맹자는 진대의 제안을 단호히 거부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志士不忘在溝壑
지사불망재구학
勇士不忘喪其元
용사불망상기원


뜻이 있는 선비는 자신이 어디서든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용기 있는 지사는 자신의 머리가 언제든지 잘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한 자를 구부려 여덟 자를 편다고 하면 누구나마땅히 그래야 할 것 같고, 또 그것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맹자는 그것이 구차한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세상을 단순히 이익의 관점에서 보기시작하면 결국 수단이라는 명분 아래 못 할 일이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절개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세상에 아부하는 것이 유연성이란 이름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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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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