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겐 극복해야 할 문화적 격차가 많다.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공간적 차이라든지 아날로그 문화와 디지털 문화의 수용, 언어의 팽창성과 고유 언어의 유연성, 보존문화와 생성문화의 소통 등등 우리 앞에 바짝 다가와 있는 많은 격차를 몸으로 느낀다.

그래서 일까? 미래의 주역은 청년에게 달렸다고 말했던 그동안의 흐름과는 다르게 ‘세계의 미래는 남녀 모든 연령대의 평생교육에 달렸다’고 말한다.

빅토르 위고는 일찍이 ‘미래는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사회에서는 일정한 범주 안에서 한정된 이름을 가지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을 보편적 삶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 사람이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주어진 몫을 복합적으로 수행해야하는 시점에 와 있다. 네트워크시대가 도래되면서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를 넘어 블랙칼라(창의적 전문직)가 새로운 성장의 중심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 예언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유아기 때부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모바일 본(Mobile-Born) 세대는 디지털문화를 향유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하여 거리낌 없이 소통하며 보이지 않은 가상의 인간관계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공간적 격차를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맞벌이부부가 사회의 중심을 이루면서 명절을 고민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모세대의 의식변화 요구가 커지고 현명한 판단을 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선택의 기로에 와 있다. 명절휴가 때면 부모를 동반한 가족단위 여행이 낯설지 않으며 2~3세대가 한자리에서 즐겁게 식사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직장일이나 사업으로 인해 모든 가족세대가 다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로 명절휴가를 꼽기 때문이다. 부모세대로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지만 이해와 배려로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분위기가 형성되어간다.

또 다른 차이로 순차문화에 익숙해 있는 기성세대에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급격한 변화가 밀려들고 있는 현실을 들 수 있다. 한 가지씩 순서대로 일을 처리해가는 어른세대와는 달리 요즈음 젊은이들은 이어폰을 꽂고 문자를 보내고 고개를 까딱거리며 대화를 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비순차문화에 익숙해 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음악테이프로 노래를 듣고 컴퓨터로 작업한 것을 디스켓이나 CD에 저장했는데,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디지털혁명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초를 다툰 짧은 순간에 듣고 싶은 음악을 선곡한다. 또한 필요한 모든 정보를 초단시간 내에 찾아내며 어떤 문제에 직면하면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힘들이지 않고 즉석에서 해결한다. 몸으로 행동으로 해결하던 시대와는 너무 다른 첨단 디지털기능시대와 네트워크 사회에 우리는 지금 살고 있는 것이다.

언어의 팽창과 고유 언어의 유연성도 극복해야할 문화격차다. 약어 은어, 이니셜은 일상화가 되어있어서 알아듣기 어려울 때가 많다. 문법에 맞는 화법이나 용어의 정의를 따지고 든다면 유연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 쉽다. 보존문화와 생성문화에 대한 이해도 그 폭이 커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소외되기 쉽다. 랩과 춤의 현란한 노래분야도 다르지 않다.

이런 시대의 변화 앞에서는 먼저 마음을 열지 않으면 뒷전으로 나앉기 마련이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스트레스가 아닌 호기심으로 새로움에 적응하려는 관심이 중요하다. 젊은 세대들의 톡톡 튀는 활동에 응원하는 열린 마음으로 패션, 음식, 건강, 문화 등 디지털이 만들어가고 있는 생태계에 적응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맥스웰은 그의 저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성장은 일상적인 습관을 바꾸는 자기 변화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답답한 사람, 할 줄 모르는 투명인간으로 치부당하기전에 TV, 컴퓨터, 스마트폰과 익숙해지고 새로운 정보습득을 위한 독서활동이나 평생학습으로 문화격차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