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가 시작되면서 2014년 7월, 군정 목표를 「명품화순 행복한 군민」으로 내 걸었다. 으뜸 군(郡)과 베스트군민에 대한 포부와 기대가 담긴 슬로건이다. 우리는 ‘참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만족감을 갖도록 군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반기며 환영했다.

이 목표는 2018년 자치단체장이 재선되어 민선 7기로 이어지면서 연장선에 있었다. 발로 뛰고 머리로 승부하고 가슴으로 끌어안으려는 노력임을 알기에 고마워하면서 일상으로 받아들였다. 군민들은 다양한 혜택을 누리면서 생활환경·문화적 시설, 공공서비스 등 공적 사적 측면에서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하며 지역인 참여 행정의 현실적 공감대에 감사했다.

그러나 명품을 명품답게 하는 것은 결국 그 명품을 대하는 사람의 자세임을 통감했다. 배려가 먼저임을 인식시켜주는 일(사건)이 표면으로 부각되면서 부터였다. 나만의 기준에 따라 살아가는 트랜드(trend)라고 접어 넘기기엔 지역민을 흔드는 규모가 지진급 정도로 컸다. 모두가 명품군민 대열에서 함께 걸어가면 더없이 좋겠지만 가끔은 실망스런 일들이 자존감을 구기면서 얼굴을 뜨겁게 만든다.

명품에 어울리지 않는 얼룩을 만든 일은 자신과 지역을 위해 있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이다. 예를 들어 신문과 메스컴과 인터넷에 오르내린 산림조합 비리연루 사건이나 강제개종교육살인사건, 화순국화축제주차장 사건 등등은 군민들의 자존심에 타격을 주어 씁쓸함을 금치 못하게 했다. 맑고 투명한 행정을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정으로 까지 이어지고 사회 문제로 공론화되어 광장의 목소리로 떠들썩했던 사실에 군민들은 많이 속상해 했다.

그 중에서도 지난 가을 61만 여명의 방문 인파가 국화축제장을 찾아 감탄과 찬사를 연발한 기간에 한 가족에 의해 발생 된 주차장 사건은 자부심으로 들떠있던 군민들의 가슴을 썰렁하게 내려 앉힌 부끄러운 일이었다. 연일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과 기사들이 최고의 축제라는 자부심으로 부풀어 있는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고 외부인들의 비난에 할 말을 잃었다. 조금만 배려했다면, 조금만 상대방을 위해 마음을 열어놓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아주 많이 컸다.

우리는 일상을 통해 상당 부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하는 이성적인 논리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무시하며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도외시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이기적인 사람은 남의 입장을 알면서도 욕심을 부려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아프게 절감했다.

배려를 망각하면 많은 것을 잃게 된다.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은 매끄럽지 못한 인과관계를 만든다. 실체적인 진실을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며,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편향성을 보이게 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동력은 배려이며 배려는 상대방의 다른 생각을 이해하려는 데서 출발한다. 사소한 배려가 쌓여 사회를 변화시킨다. 자신의 결핍을 읽어내고 마음의 부자가 되는 일 또한 끊임없이 투자해야 할 요소이다.

명품군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알아야 하는 것보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가 우선되어야 한다. 바른 실천, 바른 행동이 있어야만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에 행복을 줄 수 있다는 말과 의미를 같이 한다.

행복의 추구는 다름을 이해하려는 과정이며 인간답게 살려는 노력이다. 명품군민은 어떤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내 안의 자존감과 더불어 배려를 실천하는 행동이 먼저일 때 얻어지는 베스트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