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는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누어지고 있는데, 요즈음 각 대학에서는 수시 전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나는 지난주에 면접관으로 참여하여 수험생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 바 있다. 이미 1차 서류 전형에서 배수로 합격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2차 심층 면접에 참여하였다.
면접관이, 긴장한 모습으로 면접실에 들어선 학생들에게 긴장도 풀어줄 겸해서 물어보는 흔한 질문이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를 물어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질문은 면접을 준비한 학생의 입장에서는 몇 가지 예상 질문 중의 하나였을 것이고, 나름 준비한 것을 답변한다.
많은 학생이 전공을 공부한 후의 진로를 염두에 두고 학과를 선택하였다고 답하는데, 일부 학생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추천이나 권고로 학과를 선택하였다고 답했다. 아직 본인의 미래 삶에 대한 확실한 가치 기준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20여 분의 면접 결과가 한 학생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는 생각에 시종일관 신중하게 면접을 진행하면서, 한편 수험생은 본인의 적성과는 무관하게 단지 최종적인 합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학과를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본인의 적성이나 특기와는 거리가 있는 학과에 진학한 학생은 4년 동안의 교과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살아가면서 그와 같은 선택은 계속된다. 수험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진학할까? 취업을 할까? 어느 분야에 취업할까? 등 선택은 계속되는데,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평가는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까? 매번의 선택 순간, 그 선택의 결과가 본인의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 때 잘된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이 꼭 잘한 선택만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나도 많은 선택의 순간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잘한 선택은 무엇이었고, 잘하지 못한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되물어 본다.
매번의 선택에서 의미 있는 선택을 해야 하는 이유는 동일한 선택의 기회가 두 번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자본주의는 개인의 능력을 기본으로 시장 논리에 따라 경쟁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해야 하는 선택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 속에서 이루어지고 따라서 선택 과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나는 강의 중에 학생들에게 “현재 여러분의 모습은 과거 선택의 결과이고, 현재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미래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면서 현재의 그릇을 키우라고 말한다. 현재 모습에 대해 불만이면 현실을 부인하고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다고 좌파라고 불리어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