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 노을 빛 채색에 잠기고
잔잔한 물결소리 어둠 불러
둘레 길 이음줄에 기댈 때 쯤
나무도 풀잎도
푸른빛 내려놓고
회색 안에 침묵한다.

사방이
소리 낮춰 명상에 잠기고
바닷물에 스며든
우주의 광폭과 하나 된 순간

집 떠난 여행지에서
달빛 마중 받으며
밤을 맞는 느낌이 새롭다.

그리운 얼굴로 일어나
가깝게 다가선 달빛 그림
젖은 추억의 끈 풀게 한다.


정혜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한국문인협회, 화순문학회원
시집 『바람 배달부』 외 다수
화순읍 진각로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