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기고에서 밝혔듯이 나는 화순의 국제화에 대한 갈망이 매우 크다. 국제화는 국제화 교육부터 시작되는 데 그게 늘 부족하다고 느낀다. 개인적으로 영어교육자로서 화순군에 나름 재능기부를 하고는 있으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으면 한다. 화순군 차원에서 큰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투여하여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 그러나 늘 기회가 마땅치 않아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2019학년도가 시작되자마자 동신대학교 학생취업지원처장으로서 내가 가장 막중하게 느낀 프로그램이 하계해외학술연수였다. 학생들에게 global mind를 고취하고 전공 분야의 학술적 가치를 향상하고자 준비된 프로그램이기에 예산이 많이 투여되고 학생 참여도가 높다. 그래서 더욱 책임이 무거웠다. 시작부터 이 프로그램의 목적에 부합한 학생선발 및 교육 등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도록 준비했다.
선발 과정에서부터 학생들의 해외학술연수 참여 의지가 대단했다. 그래서 더욱 신중하게 서류심사 및 면접을 시행했고, 그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의 계획 및 목적을 심도 있게 파악해보았다. 모두 긴장이 역력하고 준비도 단단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으나 가장 잘 준비된 학생들을 최종적으로 선발하였고, 합격의 기쁨과 성취감이 큰 그들은 5회에 걸쳐 이루어지는 준비 워크숍에 더더욱 열심히 참여했다.
학교와 광주 두 곳에서 출발하는 학생들을 배려해 버스 두 대로 인천으로 이동하였고 설레는 마음을 다독여가며 출국 수속을 마쳤다. 11시간가량 비행 후 첫 목적지인 이태리 로마에 도착하였다. 모두 피곤에 지쳐있었으나, 다음 날 바티칸 성당 방문을 비롯한 기존의 계획에 따라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 등 이태리 4개 도시의 문화유적지를 탐방하고 조사하고 체험하는 등 이태리인의 생활 현장 속으로 스며드는 활동을 순전히 학생들의 자력으로 맹렬하게 펼쳤다. 매일 거의 15,000보에서 27,000보를 걷는 강행군 속에서도 우리 학생들은 지치지 않았고 방문지의 예약에서부터 버스나 트램(tram)을 타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등 계획을 실행하는 능력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어서 버스로 약 4시간에 걸쳐 스위스로 이동하였다. 이태리에서 무더위에 지쳐있었던 우리들은 시원하고 맑은 물이 넘쳐나는 스위스의 자연환경을 마주하며 경탄을 금할 수 없었으며 여기저기서 연거푸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멀리 보이는 만년설과 맑고 차가운 계곡물이 우리를 시원하게 맞이해주었다. 융프라우(Jungfrau)에 오르는 기쁨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환희 그 자체였다. 이런 환경에 살아가는 스위스 사람들이 부러웠다.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을 누리고 사는 그들은 미세먼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겨울 봄 여름의 3계절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니 한없이 부러웠다.
다음 날은 떼제베(TGV)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이동하였다. 가는 도중 창밖에 펼쳐지는 유럽의 풍경을 마음껏 즐겼다. 예상과는 달리 파리의 시원한 날씨를 즐기며 루브르박물관, 개선문, 에펠탑, 센강 등을 즐기며 2박을 하면서 파리지엔(parisienne)/파리지엥(parisian)의 삶을 엿보고 낭만에 빠져보았다. 시가지를 자유롭게 거니는 그들의 영혼에 나도 합류하며 아름다운 문화를 마음껏 즐겼다.
파리를 뒤로하고 우리는 버스를 타고 벨기에로 향했다. 왕국답게 여기저기 아름다운 궁전이나 성 등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벨기에의 겐트, 브뤼셀 도시를 탐방하면서 아름다운 도시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특히 음식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맞을 것 같았다. 다양한 모양의 초콜릿과 해산물 요리는 우리 정서와 입맛에 딱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들 또한 예술을 사랑하고 조상이 물려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강함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이번 여정에서 마지막 방문 국가인 네델란드로 가서 하루를 보내고 귀국길에 오를 준비를 했다. 그곳 역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울긋불긋 꽃송이들과 향기로움이 우리를 기쁘게 맞아주었다. 날씨도 선선해서 도시 여기저기를 거닐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꽃이 많은 나라 그래서 향기로움이 가득한 시내가 인상적이었다.
이번 하계해외학술연수를 통해 동신대학교 교수로서 나는 커다란 보람과 자긍심을 갖는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 개개인이 세계인으로서 당당하게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직접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출중한 우리 학생들이었다. 우리 학생들은 세계 속에서 그 무엇이든 자신들의 힘으로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했다. 그들이 내딛는 발자국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존중받고도 남음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디 우리 화순군 청소년들도 이러한 국제화 교육을 시행하는 큰 계획하에 세계 속에서 스스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화순군 기성세대가 힘을 모으고 지혜를 응집하여 함께 만들어갔으면 한다. 우리 화순군에는 이러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출중한 분들이 거주하고 있다.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화순군의 저력으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