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에 광주 광산구 동림동 다목적체육관에서 제1회 광주광역시 라지볼 탁구연맹 창립기념 대회가 열렸다.
라지볼(large ball) 대회는 탁구공이 크기 때문에 공을 주고받는 속도가 느려서, 동작이 민첩하지 아니할지라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는 운동이다.
경기를 어떻게 하는지 볼 겸 초심자부로 등록하여 경기에 참여하였는데 16개 팀 중에서 운이 좋게 우승을 했다. 실력이 좋다라기보다는 상대방의 실수로 득점을 하게 되니 도토리 키 재기란 말이 떠오른다.
지금처럼 내가 무슨 상을 받았거나 기쁜 일이 있을 때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이를 알릴 수 있는 친구나 동료가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이 축하해 주겠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속으로 아무 거리낌 없이 함께 기뻐해 줄 친구가 얼마나 될까 헤아려 본다.
유유상종이라 친구가 되려면 어느 정도 수준이 맞아야 한다. 엇비슷하게 생긴 병아리들이 몰려다니는 것처럼 성격도 모나지 않아야 잘 어울릴 수 있는 조건이 된다. 군계일학인 체하면 따돌림을 당하거나 친구는 귀해진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할지라도 나의 기쁨이 온전하게 친구의 기쁨이 될 수 없다. 일상생활의 사소한 일 속에서도 시기와 미움이 있는 것을 볼 때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게다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되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더 깊고 험한 골짜기가 있음을 보게 된다.
주변의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변할 줄 알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모든 이에게 정을 주려고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불리하면 배신한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강한 정신력을 키울 수 있다. 마음이 강해져서 정(情)에 치우지지 않는 태도를 지닐 수 있다면 안면몰수( 顔面沒收) 하는 친구에게 태연할 수 있고 배반한 애인 때문에 좌절하지 않을 수 있다.
이웃이란 문안 인사를 나누는 것, 생일을 축하해 주는 것, 가끔 식사를 같이하는 것, 작은 고민을 들어주는 것 등의 작은 친절 속에 같이 살아가는 것이고,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은 한순간일 뿐이기 때문에 잠깐 만나서 서로의 무료함을 때우는 것 그 이상은 어렵다.
아무리 함께 하는 시간이 많고, 항상 사랑한다 할지라도 알릴 수 없는 슬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통은 함께 할 수 없다. “네 이웃을 너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이 있는데 “내가 이웃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라고 자문(自問)해 보기도 한다.
김경수 시니어기자 hoahn01@hanmail.net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