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진 고갯마루 허겁게 올라서면
지친 한숨 토해내는 구봉산 땅거미
아버지 보살피심이 내 두려움 걷어간다.

무딘 삶 베잠방이 땀에 젖어 목이 메니
무논의 황토 위에 내 아버님 기침소리
즈믄 날 고뇌의 말씀 내 것이 아니던가

골목길 돌아선 지 반 십년도 되기 전에
은빛 여백 포개 앉은 보름달이 변하여
신도시 위대한 명분 재물이 된 가솔이여

허허 탄식 불탄 가슴 무덤 속 누웠어도
다져서 일군 땅 그 누구 것도 아니라고
잔디 풀 파르르 떨며 역정 내는 임이시여.

최경자

<<한맥문학>><<문학춘추>>시, <<현대문예>>수필, <<시조문학>>시조등단
화순문학상, 광주시협상, 한국시조문학 작가상
아세아서석문학상, 전남문학상, 세계환경문학협회 문학대상 수상
시집 『완도로 가는 길』 『동촌의 향기』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