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 과정의 하나로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으며, 근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국회를 구성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로 대표된다.

3월 13일은 전국적으로 동시에 임기 4년의 조합장을 뽑는 선거일이다. 농협, 임협 등 조합은 일정 금액 이상을 출자한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있는 이익 집단이다. 조합장은 조합원들을 대표하여 조합을 운영하고 그 결과를 조합원별 출자 금액 비율에 따라 성과를 배분한다.

그렇다면 선거에서 조합원들의 조합장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조합원은 본인에게 보다 많은 성과를 배분해 줄 조합장을 선택해야 한다. 다양한 선거에서 피선거권자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고자 입후보한다. 그리고 유권자는 입후보자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할 것을 강요당한다.

유권자는 입후보자를 상호 비교하여 엄정하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싫든 좋든 입후보자 중 한 명에게 기표해야 하는 다분히 피동적인 자세로 선거에 임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선거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무효표를 만드는 방법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경우도 있다.

유권자로부터 가장 높은 비율로 선택받은 입후보자는 바로 당선자로 신분이 바뀌고, 선관위로부터 당선자증을 교부받음으로써 법적으로 해당 직위에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그러나 대학 총장 선거 등 일부 선거에선 최다 득표자에 대한 임명권자의 임명 절차가 있다. 즉 유권자로부터 최다 득표를 얻은 당선자에 대해서 다양한 형태의 검정 절차가 있다. 만약 검정 과정에서 당선자에게 문제가 제기되면 임명권자는 임명을 거부하고 차 순위 득표자를 임명하거나 재선거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형태의 선거이든 일단 선거가 끝나면 유권자와 당선자는 갑을 관계가 바뀌어 당선자는 권한을 행사하며 유권자 위에 군림하려는 경향이 있고, 이때 유권자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유권자는 선거가 끝난 후 상실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투표권자보다는 임명권자의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기 동안 내가 출자한 금액을 운영하여 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해 줄 조합장을 임명하기 위해서는 어떤 입후보자를 임명할 것인가? 유권자가 아닌 임명권자의 입장에서 대통령, 국회의원, 자치단체장을 임명한다는 자세로 보다 철저한 검정 과정을 거처 투표권을 행사한다면 당선자는 결코 임명권자 위에 군림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주고, 나를 위해 봉사할 사람을 임명한다는 자세로 선거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