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프란츠 카프카는 20세기 초반 사람이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사망했다. 그의 아버지는 가부장적이고 자수성가형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한다.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의 마음은 언제나 억압, 분노 등이 잠재되어 있었다.

그는 아버지의 바람대로 법대를 나와 보험회사 법률고문으로 일했지만 자신과 맞지 않아 오후 2시에 퇴근 후 8~10시간가량 단편 소설을 썼다. 그렇게 탄생한 소설 중 하나가 <변신(變身)>이다.

그는 법률고문으로 일하면서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목격하게 됐고 이를 통해 자본주의 체제의 폭력, 불평등에 대한 문제를 의식하게 됐다. 그래서 인간의 부조리와 모순, 불합리 등이 그의 소설의 기저에 깔린다.

어느날, 자고 일어나보니 벌레 변해 있었다. <변신(變身)>의 첫 문장이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출장 영업사원으로 열심히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그는 벌레로 변해 있었다. 그레고르는 이때 벌레로 변한 자신의 모습보다 당장 출근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더 걱정하고 고민한다.

자신이 아니면 가족들이 굶어죽을까 하는 걱정과 책임감으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가족들은 그가 벌레로 변한 뒤, 아버지는 그에게 분노를 터뜨리고 가장 친했던 여동생조차 그가 죽어야 한다고 소설 말미에 말한다.

실존이란, 인간의 주체적인 존재를 뜻한다. 세상이 원하는 보편적 가치가 아닌 인간 개인의 주체적인 존재를 뜻하는 것이다. 카프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인간의 고유 본연의 모습이 아닌 경제 효율성의 소모품으로 전락해버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인 인간 소외와 인간성 상실을 <변신(變身)>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