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해가 가고 ‘황금돼지띠 해’라는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서로 덕담도 건네고 새로운 계획도 세우며 각오도 다져 보곤 하는데 올해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상식적이지 못한 이야기들 때문에 그럴 여유나 분위기도 아닌 것 같아 사뭇 씁쓸하다.

무엇보다도 광주학살의 원흉이고 최종책임자인 전두환이 ‘한국민주주의 아버지’라는 실성한 소리를 공공연히 들어야하는 것이 아직 이 나라의 현실이라니 가슴이 답답하다.
5.18과 관련하여 ‘사자명예훼손혐의’의 피고인인 전두환은 ‘알츠하이머네 독감이네’ 구차한 칭병을 하거나, 광주에서 재판받는 것은 공정하지가 않다며 재판장에 나오지도 않는 등 법절차까지 무시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무슨무슨 보수단체들은 그를 ‘구국의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자칫 사법부의 재판 진행까지 방해를 할 태세이다.

거대야당이라는 ‘자유한국당’은 꿀 먹은 벙어리노릇을 하며 이에 동조하는 모양에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놓고도 자기들 몫인 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위원회 출범조차 방해하는 등 건건사사 어깃장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법과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법질서를 세우고 사회정의를 실현해나가야 할 사법부가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재판의 결과를 정해놓고 거래하거나 공정한 판결을 가로막은 어처구니없는 ‘사법농단사태’도 소리만 요란할 뿐 이래저래 ‘법을 너무나 잘 아는 자’들에 의해 적당히 물 타기 되면서 결국 유야무야 되는 것 아닌가 불안하기만 하다.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를 둘러싼 어이없는 폭로전과 그로부터 비롯된 이런저런 소동들 속에서 대통령과 민주당의 인기와 지지도까지 떨어지면서 촛불혁명을 통해 등장한 문재인 정권이 과연 끝까지 자기소임을 다할 수 있을지 국민들의 불안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밖에도 노동자의 생존권과 직결되어 있는 최저임금을 둘러싼 지루하고 소모적인 논쟁이나 ,농민들의 생존권적인 요구에 아직까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는 이 정권도 우리 사회의 기득권을 가진 세력과 타협하고 결국 굴복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지역으로 눈을 돌려보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되었다가 지난 대선 이후 정개개편 과정에서 무소속으로 남아있던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기여하기 위해 민주당에 입당 한다"고 밝히며 뜬금없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선언하여 지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면서 또 다른 논쟁을 낳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을 강타했던 ‘국민의당 바람’을 타고 당시의 민주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당선을 거머쥐었고 ,그 후 ‘국민의당’의 수석대변인으로서 이래저래 현 집권세력과 대립각을 세워온 처지인데 그런 그가 갑자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을 한다 하니 지역유권자들이나 당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정초부터 들려오는 군의회의 동남아 ,터기 등으로의 해외연수 추진 소식은 그 내용의 적합성 여부를 떠나서 군민들의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작년에 이런 저런 이유로 수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을 익히 아는 군민들은 의원님들이 굳이 새해 벽두부터 또 다시 해외 출장을 가야할 절박한 이유가 무엇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을 수밖에 없다.

군민의 입장 잘 대변하며 군정 감시 잘 하라고 뽑아 놓았더니 ‘염불에는 관심이 별로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이고, 최근 다른 지역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둘러싼 소동까지 겹쳐 이를 보는 군민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다.

문화관광과와 건설과가 분할되어 2개과가 신설되는 가운데 미구에 있을 군청의 인사를 둘러싼 이런저런 풍문이나 이야기도 늘 군민을 조바심 나게 한다.
그동안 인사 때만 되면 단골메뉴로 떠돌던 금품수수 의혹 등은 다행히 현 군수가 들어와서는 거의 불식되었다고 하지만 적재적소에 적합한 인사들을 배치하는 것은 인사권자의 막강한 권한 만큼이나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라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군수의 군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능력 있는 인사들이 걸 맞는 자리에 배치되어서 군민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군민들은 보고 싶은 것이다.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말썽이나 소란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개 권력을 가진 사람들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다반사요, 그들의 상식을 벗어난 언행이나 처신들 때문에 초래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굳이 공맹이나 예수·석가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모름지기 큰 권력이든 작은 권력이든 권력을 가진 이들은 올 한 해 각별이 유념하여 국민들과 지역민들의 근심과 걱정을 좀 줄여 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