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늦가을 정취를 꽃향기로 가득 채웠던 국화축제는 52만 여명의 발걸음을 우리 고장으로 끌어들인 군민감성표출 으뜸 한마당이었다. KTX를 타고 오다가 좌석포켓에 꽂혀 있는 홍보책자를 보고 화순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지인이나 TV광고를 보고 찾아온 친구, 인터넷을 통해 가을 볼거리를 발견했다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감성자극이었다. 이해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이성의 힘보다 마음 한켠을 툭! 건드려준 순간터치가 뇌 아닌 심장의 박동을 뛰게 하고, 마음의 교감으로 이끌림을 가져온 것이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고 흔히들 말한다.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순간적 파동에 의해 일어나는 심적 변화를 대변하는 말이다. 동시에 언어에 대한 신중성을 깨닫게 한다. 부드럽고 친절한 말이 감성에 깊은 영향을 준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살고 싶은 주거환경 1순위로 꼽힌 전원도시 화순은 주민들의 자부심 또한 상승곡선이다. 그래서 이제는 마음을 움직이는 정겨운 감성이 필요할 때라 생각한다. 순수하면서도 따뜻한 언어, 친절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말 한마디, 배려심이 묻어나는 행동은 희망주거지 1순위 전원도시 화순을 키워나가는 저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담은 마음과 보이지 않는 향기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두고두고 기억 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지역민이 홍보대사가 되어 관광지역으로 성공한 사례는 많다. 지역이 브랜드화 되어 정착되기 까지는 행정인이나 특정인들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관민이 하나 되어 이끌어가고 밀어주는 크고 작은 힘의 결합체여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일상에서 자주 접한 아쉬움이 있다. 편리하고 풍요로워진 생활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즈음 산책이나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으뜸 자연환경을 고마워하는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부러움으로 이곳까지 발걸음을 옮긴 타지인들이 우리 고장을 많이 찾는다. 특히 만연산 둘레길이며 호수공원을 걷는 일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런데 환상의 산책길과 운동코스인 둘레길을 걸으면서 큰소리를 내는 노랫가락이며 뉴스 등 거슬린 기계음은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놓고 만다. 그럴 땐 ‘이어폰을 사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잠시 걸음을 늦춰 저만치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우주와의 눈 맞춤, 마음 속 대화, 영혼의 소리까지 나름대로의 세계를 여유롭게 향유하는 행복감을 순간 단절시켜버린다.

그뿐만이 아니다. 덩치 큰 개들이 활보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심한 공포감에 몸이 떨린다. 목줄조차 없는 개를 보면 공동체에 대한 주인의 관심과 배려가 제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마을 방송으로, TV 뉴스로 알아듣게 이야기하고 주의 촉구를 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일이다. 전대병원으로 향하는 큰길에서 호수공원으로 들어서는 초입부터 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다. 한 마리도 아닌 두세 마리 개들은 언제나 무서운 공포의 대상이다. 개한테 놀랜 아이들은 아예 걷기를 거부한다. 이런 두려움은 만연사 앞 치유의 숲으로 올라가는 입구까지 이어진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의 불평은 말할 것도 없다. 그까짓 일이라고 묵과할지 모르겠지만 부딪히며 두려워 한 사람들에겐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타인의 마음을 떨게 한 불안 공포는 그 자체만으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긴다.

감성의 스위치는 누구나 마음속에 내재해 있다. 단지 그동안 무심코 간과했을 뿐이다. 이성의 힘으로 자신을 세우고,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살다보니 거기까지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을 따름이다. 이제 조금은 느긋함으로 주변을 돌아보면서 감성의 소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우리 화순은 천혜의 자연조건 활용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다방면에 두드러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비전만점 전원지역이다. 그래서 더욱 눈에 보인 외형적 변화 못지않게 감성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을 찾는 사람이나 궁금해 하며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의 울림을 줌으로써 더 큰 효과를 얻도록 관심을 가져야한다. 정겨운 말 한마디, 친절한 대화, 동참과 공감력을 높이는 감성 스위치를 차근차근 꺼내어 이음으로 자리매김할 때다. 아직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면 지금부터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감성 스위치를 하나씩 하나씩 들춰보자, 그래서 한 번 다녀간 사람들이 추억의 사진을 들추듯 향수에 이끌려 그리운 마음으로 다시 찾아오고 또 찾아오도록 하자. 정겹고 따듯하고 푸근한 이미지는 화순 10경이나 맛있는 음식, 로컬푸드 못지않게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 것이라 여긴다. 이런 노력은 행복에너지와 긍정마인드로 작용하여 살고 싶은 으뜸 전원도시 우리 지역을 키워가는 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