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읍 세량리 97에 소재한 세량제(조그만 저수지)의 봄과 가을의 경치는 미국CNN방송에서 선정한 한국의 50선 중에 하나이다. 선정사유가 궁금하여 세량제의 사진을 찾아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절경중의 절경이다. 봄이오면 분홍빛으로 물들여진 벚꽃이 가지가지마다 솜사탕을 걸어놓은 듯하고, 한손에 잡아보고 또는 한입 베어보고 싶은데, 저멀리 저수지끝 습지에서는 봄기운에 땅심을 크게 받은 버드나무가 강력한 삼투압으로 물을 올려 연두색 싹을 터트리고 있는데 이와 어우러진 벚꽃은 연분홍 연초록의 몽환적 풍경이다. 여기에 하얀 안개가 수면위로 내리고 데칼코메니 기법으로 수면아래 대칭되는 화면을 담아 낼 때면 억 소리가 절로난다.

해마다 사진 찍는 적기에는 저수지 둑에 사진작가와 동호회원들이 수백명 모여들어 제방둑을 가득 채우는 모습을 보면 초등학교 운동회 때의 모습이 생각난다.

이처럼 우리고장에 유명한 명소가 있었지만 모르는 군민들이 많고 필자도 상당기간 몰랐는데 군청사 방문중에 사진전시를 보고 알게되었다. 군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개발과 홍보가 늦었고, 위치적으로 광주와 화순지역 경계상에 위치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해본다.

2017년에 군에서 둑방밑에 연못과 화원을 곁들인 공원을 조성완료하였고, 주자창도 만들어 지금은 꽤 많은 인파들이 광주 등에서 찾아오고 있다.
오늘은 봄을 맞이하여 별다른 벚꽃구경을 못가신 분에게 세량제 벚꽃 구경을 추천하면서 마을 세량리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해본다. 세량리는 광주대학교에서 도곡쪽으로 오면 터널 칠구재를 지나면 바로 첫 번째 마을이다. 광주대학교에서 차로 5분이내거리이고 화순읍에서는 10분거리다. 칠구재는 개7마리가 앉자있는 형상을 본뜬 명칭이다. 유물 및 유적으로는 저존 묘 (최초입향한 이정윤, 이발세 이익룡등 3위를 모시는 향사) 숭유재(전주이씨 제사모시는곳) 화순재(이익룡재각), 영사재(창녕조씨제사모시는 곳), 유허비(전주이씨입향시조비) 등이 있다.

지명의 유래는 샘이있는 마을 “새암골”에서 비롯되었다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1789년 화순현 서면 세양동리(細楊洞里)로 기록되어 있으며, 그 후 능주군 서면 세양동(細楊洞)기록되어 으며, 1914년 행정 구역 개편시 화순군 서면 세량리(細良里)로 개편되었다. 1932년에 서면이 화순면에 편입되었고, 1963년 1월 1일 화순읍 승격으로 화순읍 세량리가 되었다.

세량리의 특산품으로 고사리, 땅두릅 등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세량리 채소의 명성이 자자하다. 예전에 교통이 발달 하기 전 세량리에서 재배한 채소를 보따리에 싸서 광주에 나가면 장사꾼들이 보따리를 차지하느라 싸움이 잦았고, 장사꾼들에게 후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세량리 열무김치와 배추김장김치를 자주 먹어보니 사각거리며 씹혀지는 맛이 게미가 있었다. 맛이 깊은 사유가 궁금하여 곰곰이 혼자 생각해 보았다. 세량리는 타지역보다 기온의 차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마을 주위가 온통 산으로 둘려 쌓여있고, 산과 산의 폭이 좁아 한낮에는 기온이 오르다가, 저녁이 되면 산으로부터 찬공기가 내려와 곧바로 기온이 떨어진다. 이렇듯 기온의 차가 심하면 채소의 조직이 발달하여 아삭거리는 맛과 단맛이 발달한다.
강원도 채소와, 기온차가 심할 때의 고로쇠의 물맛이 더 나는 이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