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봄길
작성 : 2017년 12월 13일(수) 13:35 가+가-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鄭浩承, 1950년 ~ )

경상남도 하동출생
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중학교 1학년(62년) 때 은행에 다니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도시 변두리에서 매우 가난한 생활을 해야 했고, 전국고교문예 현상모집에서 “고교문예의 성찰”이라는 평론으로 당선되어 문예장학금을 지급하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68년 입학)를 들어가게 되었으며, 같은 대학의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당선되어 시인이 되었으며,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소설가로도 등단하였다.
정호승의 시는 “일상의 쉬운 언어로 현실의 이야기를 시로 쓰고자 한다.”는 평소의 소신처럼 쉬운 말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그려내곤 한다.
엄태선 기자 hoahn01@hanmail.net 기사 더보기

실시간 HOT 뉴스

가장 많이본 뉴스

기사 목록

화순군민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