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 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
석 삼 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신경림 '목계장터' 에서

사) 화순군귀농귀촌협의회(이하 화귀협)가 주관하는 ‘여미장’이 7월8일 수만리 큰재 주차장에서 세 번째 열렸다.
장마전선이 화순까지 영향을 미치는 날, 큰재에도 예외 없이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일부 화귀협회원들이 내리는 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천막을 치고 가져온 물건들을 전시하며 장을 열 준비를 하면서 “장이 서는 날 비가 내려 어떻게 해요?” 하며 걱정하는 기자에게, “못 팔면 모두 나누어 먹고 가야지요.”라고 속 편하게 웃으며 말한다.

유보영 회장

화순의 옛 지명 ‘여미(汝湄, 백제시대 잉리아仍利阿에서 통일신라시대 때 여미로 개칭)’를 장터 名으로 한 ‘여미장’은 사) 화순군귀농귀촌협의회 회원들이 다양한 물건들을 장에 가지고 나와 팔고, 나누고, 즐기며 함께 어울리는 장이다.

∎유보영 회장이 말하는 ‘여미장’

유보영 회장이 이끄는 사) 화순군귀농귀촌협의회는 2010년 발족된 화순군귀농귀촌인(화농회和農會, 1대 회장 유보영) 전신이다.
2014년 사단법인 화순군귀농귀촌협의회로 법인설립인가를 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는 화순군귀농귀촌협의회는 회원 상호간의 친목, 각종정보의 교환과 제공, 교육과 사업을 통한 회원 개개인의 발전 도모, 귀농귀촌인의 안정된 정착을 지원 및 지역사회발전과 농촌 진흥에 이바지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번 인터뷰 때 “저는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저를 판다고 생각합니다.” 말할 만큼 자신이 생산한 상품에 자부심을 보였던 유 회장은 오늘도 내리는 빗속에서 회원들과 ‘좋은 마음’으로 생산한 ‘좋은 농산물’들을 느긋하게 진열하며 “일찍 취재 오느라 아침식사도 못하고 시장 할텐데 이거 좀 드시요!”하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에 김치를 얹어 먹으라고 권한다.

“여미장에서는 판매보다는 좋은 농산물 소개하고 홍보하는데 더 의미가 있습니다. 대농(大農)들은 생산품들을 경매장에 내다 팔지만 우리 같은 小農들은 먹기는 많고, 팔기는 물량이 그렇고 해서 자급자족하고 남은 상품들을 여미장에서 판매도 하고 물물교환도 합니다. 오늘은 비가 내려 손님도 장꾼도 적지만 날씨가 화창했던 지난 장은 시끌벅적 했답니다.”라고 유 회장은 자랑한다.

여미장은 작년 4월부터 개장했는데 작년에는 동면 면사무소 광장에서 열었다고 한다.
올해는 장소문제로 고민하다가 5월부터 수만리 큰재 주차장에 장을 개설하게 되었다고.

7월8일 수만리 큰재 주차장에서 열린 ‘제3회 여미장을 사진으로 만나본다.
화순군 귀농귀촌인 직거래 장터 ‘여미장’

▪일시: 매월 둘째주 토요일 10시 ~ 16시
(5/13, 6/10, 7/8, 8/12, 9/9, 10/14, 11/11)
▪장소: 화순읍 수만리 큰재 주차장
▪문의: 061-379-3665

와우~~토종 유정란이 보이네요!

유보영 농가의 마늘, 여주, 작두콩 말린 것, 오크라 등이 진열되어 있다.

판매할 부추를 다듬는 농가들

각종 효소와 가공품들

비 내리는날은 막걸리가 제격, "못 팔면 나누어 먹고 가지용~~~무슨 걱정~~"

접시꽃이 고객들을 맞이한다.

수만리 큰재 주차장의 여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