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雨水)

권경업

언제부턴가
엄동의 조개골 비집고
실낱같은 물길을 열더니만

보세요~ 큰일 났어요
그 물길 콸콸 그리움되어
밤마다 내 가슴엔
막막한 홍수

권경업(1952~)
산악인, 시인,
아름다운 사람들 대표
백두대간(白頭大幹)을 최초로 종주하고 '77년 설악산 토왕성 빙폭(氷瀑)을 등반하고 '82년, 부산지역 최초의 히말라야 원정대 등반대장을 맡았다. '90년에는 백두대간 연작시 60 여 편을 월간 [사람과 산]에 연재, 산악시(山嶽詩)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는 일제(日帝)가 역사 속에서 지워버린 우리 산줄기 이름들을 되찾게 하는 계기가 됐고 '05년에는 남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 삼지연을 거쳐 백두산을 올랐다. 국내의 많은 암, 빙벽(岩氷壁)길을 개척했으며 50여 회에 걸친 히말라야 탐사와 7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 2011년 4월, 에베레스트의 길목 체불룽에 무료자선병원, '히말라야토토하얀병원'을 건립했다.
그는 행동하고 실천하는 시인으로, 젊음을 산에 바친 일련의 산행경험을 이 땅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보편적 정서로 승화시켜 본격적 산악詩로 되살려 내는 작업에 몰두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