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부

김규동

가는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리
-----

짧은 글귀에 萬가지 의미가 함축된 고 김규동시인의 ‘당부’
나는 김시인을 아주 어린시절에 ‘4월의 어머니’라는 시로 처음 만났다.

잔잔하면서도 서술적인 그 시를 읽으며 나도모르게 가슴이 아리고,
멍하니 먼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詩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당부’


‘가는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리‘
다시 한 번 읊조려 본다.


김규동(金奎東, 1925년~ 2011년 )
대한민국의 시인.

함북 종성에서 출생, 경성고보 졸업, 평양종합대 조선어문학과 2년 중퇴했다.

1948년 《예술조선》에 시 〈강〉이 입선되어 등단, 《후반기》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전후 모더니즘 시운동을 주도하였다.

1955~58년 한국일보 문화부장을 지냈고, 1959~60년 도서출판 삼중당 주간, 1961~68년 한일출판사 주간을 지냈다. 1991년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와 한국민속예술인총연합 고문으로 있으면서 사회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55년에 펴낸 첫 시집 〈나비와 광장〉은 1948~55년에 발표했던 시를 실었으며, 그후 9인시집 〈평화에의 증언〉(1957)과 시집 〈현대의 신화〉(1958)를 펴낸 다음 공백기간을 두었다.

1970년부터 민족문학에 관심을 갖고 모더니즘에서 현실참여로 방향을 바꾸었다. 시집으로 〈죽음 속의 영웅〉(1977)·〈깨끗한 희망〉(1985)이 있다. 평론집 〈새로운 시론〉(1959)·〈현대시의 연구〉(1972) 등과 수필집 〈지폐와 피아노〉(1962) 등을 펴냈다. 1959년 〈나비와 광장〉으로 자유문협문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