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의 집에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다. 집에 앵그리맨이 살고 있다는 것이죠. 앵그리맨은 평소에는 조용히 숨어 있다가 아빠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면 아빠의 몸을 비집고 튀어나온다. 앵그리맨은 상을 뒤엎고, 엄마를 밀치고, 집을 부순다. 그리고 보이가 숨어 있는 방으로도 성큼성큼 들어온다. 보이와 엄마를 지켜 줄 사람은 여기 없다. 보이는 구석에서 귀를 막은 채, 앵그리맨이 어서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앵그리맨이 떠나고 집이 다시 조용해져도 보이는 안심할 수 없다. 앵그리맨이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니까. 앵그리맨을 물리치기에 보이는 너무 작다. 엄마는 너무 약하고. 또 아빠가 없으면 컴퓨터는 누가 고치겠는가? 차는 누가 고치고, 전구는 누가 갈아 끼우겠는가? 엄마는 밖에서는 말하지 말자고, 일급비밀이라고 말한다. 보이의 입술은 점점 무거워진다. 하지만 머릿속에선 말해야 한다고 외친다. 보이는 어떻게 이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 그로 달레 Gro Dahle

1962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생. 시인으로 등단해 분야를 넘나들며 30권에 달하는 책을 썼다. 남편 스베인 니후스와 《앵그리맨》 등 그림책들을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노르웨이에서 작가 상을 여러 번 거머쥐었으며, 2003년 《앵그리맨》으로 노르웨이 문화부에서 선정한 최고 어린이 도서상을 받았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창의적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역자 : 황덕령
역자 황덕령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칸디나비아어과를 졸업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빅뱅으로 내가 생겨났다고?》, 《나의 완벽한 자살노트》,《행복해, 행복해!》 등 다수가 있다.

그림 : 스베인 니후스
그린이 스베인 니후스 Svein Nyhus는 1962년 노르웨이 퇸스베르그에서 태어났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동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직접 쓰고 그린 작품으로는 《꿈의 기계》, 《아빠!》, 《세상엔 골목은 없어요》 등이 있으며 여러 나라의 언어로 소개되었다. 2013년에는 유튜브 히트송에서 영감을 받아 동화책 《여우는 어떻게 울지?》를 썼다. 이 책으로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리스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