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이식(56) 전남 화순군수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신현범)는 12일 홍 군수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6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홍 군수는 재판부가 공판 과정의 보석허가를 취소하지 않아 법정구속은 피했다.

홍 군수는 구금되지 않을 경우 판결 확정시까지 직무를 유지할 수 있다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재판부는 홍 군수가 공사 수주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업자로부터 해외연수 비용 등 7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와 조직관리 비용으로 1600만원을 받아 사용한 혐의(수뢰후 부정처사)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홍 군수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함께 기소된 박모(55)씨와 최모(58)씨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 군수는 전임 군수들의 비리 등으로 점철된 화순군에서 참신하고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군민들의 열망을 저버리고 이번 범행을 저질러 군민은 물론 공무원들에게도 좌절감과 상실감을 줬다"며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무죄 부분에 대해서는 홍 군수가 돈을 받았다는 시점에 다른 장소에 있었던 알리바이가 인정되고 중요 증인들의 진술을 고려하면 금품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홍 군수는 전남도의원 재직 시절인 2010년과 2011년 4월 화순군수 재선거 과정에서 관급자재 납품 등 사업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업자 등으로부터 600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고 2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홍 군수는 지난 2012년 12월6일 구속돼 기소됐다가 지난해 5월30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홍 군수는 선고공판 이후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군수가 직위를 유지했지만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는 군수의 이미지에 '흠집'이 나면서 정상적인 직무 수행은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년여에 걸친 재판으로 인한 지도력 부재로 군정도 표류,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전장을 내밀려는 정치인들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4개월 앞둔 이번 선거는 민주당과 安신당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10여년간 형제 군수(전형준-전완준), 부부 군수(임호경-이영남)가 진퇴를 거듭하면서 벌인 '집안 대결'이 다시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입당한 임호경 전 군수는 지난해 11월 출마 선언을 하고 선거전에 돌입했다. 임 전 군수를 비롯해 구충곤 전남도립대총장, 배동기 전 화순 부군수가 민주당 공천을 노리고 지역을 누비고 있다.

전형준 전 군수도 安신당 출마를 저울질하며 선거전에 뛰어든 상태다. 구복규 전남도의원, 류복열 전 나주경찰서장과 경합이 예상된다.

홍 군수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홍 군수는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공천이 어려워지자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여년간 군수 3명이 낙마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역 내 심한 갈등과 내홍을 겪은 화순 주민들은 지역 통합의 기대를 받고 당선된 홍 군수가 비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홍이식 화순군수 수사부터 1심 선고까지

▲ 2012년 7~8월 검찰, 홍 군수 금품 수수 관련 첩보 입수

▲ 2012년 7~11월 검찰, 공여자 및 참고인 조사, 압수수색, 홍 군수 조사

▲ 2012년 12월 3일 검찰, 홍 군수 사전구속영장 청구

▲ 2012년 12월 6일 법원, 홍 군수 사전구속영장 발부

▲ 2012년 12월 13일 검찰, 구속기소

▲ 2013년 1월 9일 법원, 첫 공판

▲ 2013년 5월 8일 홍 군수, 보석 청구

▲ 2013년 5월 30일 법원, 보석 허가

▲ 2013년 12월 2일 검찰, 징역 5년에 벌금 1억600만원 및 추징금 8300만원 구형

▲ 2013년 12월 16일 법원, 변론재개 결정 및 선고 연기

▲ 2014년 1월 27일 법원, 변론재개

▲ 2014년 2월 5일 법원, 결심공판

▲ 2014년 2월 12일 법원, 징역 3년에 벌금 5000만원 및 추징금 6000만원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