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가끔씩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고픈 충동을 느낄 때, 딱히 갈만한 곳도, 동행(同行) 청할 친구도 없을 때 찾아가 볼 만한 좋은 곳이 가까운 우리고장 화순에 있다.

▲용화사 입구

■화순이양면에 위치한 용화사.

용화사는 행정구역상, 일주문은 청풍면, 법당은 이양면에 속하는 화순에서 유일무이(唯一無二)하게 二個面을 섭렵하는 큰 도량이다.

2006년 창건된 용화사는, 구미(龜尾)뜰 자연공원을 가로지르는 지석천 건너편에 위치해 있으며, 사찰 창건 연혁은 얼마 되지 않지만 사찰 주변 자연풍광은 고색창연(古色蒼然)하다.

그 용화사에 가면 호방한 성품에 따사로운 인정을 품은, 진환(眞奐)스님이 계신다.

새벽 예불 끝나는 이른 아침, 용화사 맞은 편 구미교(龜尾橋) 아래로 흐르는 지석천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별빛에 반짝이는 물결을 혼자만 바라보기가 참으로 아쉽다는 진환스님은 많은 화순지역민들과 아름다운 풍광을 공유하고 싶다한다.

▲금물결 은물결

▲귀미뜰 공원

▲지석천의 봄날

일반적으로 스님들은 세상과 사람들과의 조우(遭遇)를 기피하며 은둔하고자 하지만, 진환스님은 좋은 거라면 무엇이든 중생들과 함께 공유하기를 바라는 우주적인 마음(Universal Mind)을 지닌 스님이시다.

사진촬영 끝나고 떠나오는 기자에게, 일주문 지나 법당으로 올라가는 길 켠 텃밭에 심어놓은, 아직은 싹만 얼굴을 내밀고 있는 상치와 시금치를 사월 초파일 맛난 된장에 싸먹게 오라고 초대하는 진환스님.

▲보호수

▲작년 태풍에 쓰러진 다른 보호수, 쓰러졌어도 예술이다.

▲용화사의 개구리

▲용화사만의 절구

하루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감동으로 만난다는 진환스님의 지극히 인간적인 마음이 머무는 용화사. 이번 봄날에는  굳이, 먼 나라 프랑스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의 세느강(La Seine) 미라보다리(Le Pont Mirabeau)를 찾기 보다는, 남도(南道)의 보물(寶物)이라 불리우는, 우리고장 화순, 이양(梨陽),청풍(淸豊) ‘구미교’를 찾아 영산강 상류 지석천(砥石川)물살도 감상하고 진환스님이 건네주는 인정(人情)도 받으면 일석이조(一石二鳥)가 되는 여행이 될 거 같다.

▲구미교와 지석천

▲빈 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