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전체적 현실이 영세성을 못 면하는 이유가 농업인 고령화에 주원인이 있다’고 말한 농업정책관련 담당공무원의 말처럼 농촌인구고령화는 요즘 농·어촌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심각한 문제다. 농촌의 문화적 시설 낙후와 힘든 농사일을 기피하는 젊은 층들이 도시로 집중하기 때문에 농가는 인력난에 허덕이며 제 때 수확을 못해 농가소득창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세태와 달리, 도시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시골로 들어와 부모를 도우며 영농의 꿈을 펼쳐가고 있는 처녀농군 자매가 있다.

화순 도곡 송원농장 (대표 송원) 의 송선희(31세),송선경(29세) 자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언니인 송선희씨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올해 5월에 개최되는 ‘힐링 푸드 페스티벌(Healing Food Festival) 도곡대표로 참가하기 위해 부모의 농사일을 도우며 준비 중이고, 농업고등학교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후, 종자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동생 송선경씨는 2012년,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되어 지원받은 농업후계자 자금으로 농지 900평을 구입, 그 농지 위에 7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설치하여 블루베리 재배를 목적으로 열심히 부모의 비닐하우스 일을 도우면서 농법을 전수받고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는 블루베리묘목

송자매의 부모 송 원씨와 강경자씨는 20년 전인 1994년 광주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화순 도곡으로 들어와 참외로 농사를 시작하였다. 중학교 때까지 송자매는 등·하교를 스스로 하였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까지는 송 원씨가 직접 도곡에서 광주까지 등·하교를 시켜 주었다 한다. 그래서일까..? 두 자매의 부모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고 부모의 가업이 된 농사일까지 대를 이어 할 결심을 하게 된다.

농업기술센터 볼일이 있어 인터뷰 자리를 비운 송 원씨를 대신하여, 송자매 모친인 강경자씨는 농사일을 하면서 세상물정에 어두워 유통사기도 당하고 태풍 등 자연재해 피해도 입게 되어 경제적으로 막중한 손해를 보게 되면서, 농사란 농사법만 잘 안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두 자매들 에게는 농사경영법도 가르치고 있다고 말한다.

송원농장은 작년까지 도곡 특산물인 파프리카를 재배했지만 태풍으로 모두 잃고 올해는 1080평 비닐하우스에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으며, 외부 노지(露地) 800평에 블루베리를 경작하고 있다. 송자매가 요즘 주로 하는 일은 비닐하우스 내에서 어머니 강경자씨의 지도를 받으며 토마토 재배 제반에 관한 일인데 엄격한 어머니에게 야단맞는 일이 다반사라고.

▲토마토 줄기가 올라가도록 줄기 잡아주는 작업

송자매에게 미래 포부를 묻자 “동생이 재배하는 블루베리를 재료로 한 과자와 빵을 만들어 도곡에 블루베리 까페를 열고 싶다”고 언니 선희씨가 답한다.

서예가 취미이지만 농사일에 쫓겨 붓글씨를 20여년 쓰지 못하는 남편 송 원씨를 위해 올 구정(舊正)에 강경자씨는 30만 원 상당의 ‘먹 가는 기계’를 사주었다고 한다. 벼루로 먹을 갈려면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먹 가는 기계’를 선물했다고,,광주에 살 던 시절에는 부인 강경자씨가 두자매들 '정신수양'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먹을 갈아놓으면 일을 마치고 온 송 원씨가 새벽까지 붓글씨를 쓰곤 했다며, 강경자씨 얼굴에 문득 그 시절 그리움이 스쳐간다.

올해는 부디, 송 원씨네 토마토농사가 잘되고 선희씨도 ‘힐링푸드페스티벌’에서 좋은 성과 있기를 바라며, 언젠가 ‘먹가는 기계’ '먹'으로 쓴, '송 원씨의 붓글씨'도 보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송원농장

송 원대표: 011.9619.4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