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꽃신, 쪽빛 저고리, 쪽빛의 순수함이 물들어있는 김향순의 소리는 구구절절 관객의 심금을 흔들어 놓는다. 득음의 경지를 향해 피를 토하는 수련을 겪고 명창의 반열에 올라선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 김향순 선생. (사)화순 국악진흥회 이사장이자 전남도립국악단원으로 활동하는 등 그는 오늘도 외길 소리인생을 걸으며 판소리의 보급과 화순을 알리는 일에 소리를 다듬고 있다.
예술에서나 일상에서나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단아하고 향기 있는 삶과 예술로 귀감이 되는 아영 김향순 명창! 한평생 소리꾼으로서의 외길을 걸어 무소 불통 빛나는 예술혼을 불태우는 판소리의 대가이자 우리 화순의 자랑스러운 예술인이다.

부모님 만류에도 강한 의지를 꺽질 못했다
사촌 언니들의 창소리를 듣고 자랐던 김향순 명창은 14살에 예술인의 길을 선택했다. 집안 대대로 예술인의 피가 흐르는 예술가(藝術家)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춤과 소리와 연주 등을 접하게 되었다. 기악이나 무용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부모님의 만류에도 창을 좋아하는 그의 강한 의지를 꺽질 못했다.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똘똘하고 야무진 성격의 김향순 명창은 끼를 알아본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김향순 명창은 우리 소리에 흠뻑 빠져 국악 전 분야를 정신없이 섭렵해 나가던 그 시절이야말로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힘이었다고 말한다. 그의 그러한 노력은 1979년 전국판소리 경연대회 학생부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1990년 남원 춘향제 판소리 전국대회 일반부 최우수상, 1999년 광주국악대제전 명창부 대통령상 수상 등 각종 대회를 휩쓸며 소리꾼으로서 인정받는 결실을 보게 했다. 거대한 산처럼 그 소리는 격렬하면서도 처지지 않는, 절제된 소리의 정수를 들려준다. 기쁨도 슬픔도 드러나지 않는 그야말로 과장이 없는 소리로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세계인의 심금을 울려…예술을 품에 안은 국악인
자그마한 체구에 고운 치마저고리 자주 고름 늘어뜨려 열창할 때 기막힌 그 감동 그 여운은 가슴 깊이 숨어있던 한국인의 자긍심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김향순은 국내는 물론 국외 공연으로 교민들을 열광시켜 우리 문화를 선양시켰다. 미국 하와이에서 3천여 명 앞에서 공연으로 기립박수를 받는 등 세계인의 심금을 울려주었다. 공연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전국에 심사, 강의 등을 다니며 강행하는 일정에도 불구하고 피곤함을 잊고 공연일정을 열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또한, 국악의 성지 화순을 예향의 고장으로 전국에 알리고 국악부흥과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는 그는 올해로 10회를 맞는 화순전국국악대제전을 진두지휘하는데 여념이 없다. 전국 각지에 우리 고장 국악전통예술의 숨결을 알리는 등 예술을 품에 안은 국악인의 혼이 느껴진다. 김 명창은 화순의 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군립국악원이나 그에 버금가는 단체를 만들어 예술분야가 꽃피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화순전국국악대전의 대상이 대통령상으로 승격돼 대회의 격을 높이고 화순을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길 바라는 바람을 갖고 있다.

돈과 명예보다는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배운다
열정이 느껴지는 김향순 명창은 화순인 으로서 화순에 뼈를 묻을 각오로 큰 꿈을 소리에 담고 있어 우리 고장이 예향과 풍류가 살아있음을 전국에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소외계층에 사랑을 나누는 등 지역과 더불어 소통하며 전통을 지키고 있다. 나고 자란 고향에 보답하고 싶고 어르신들께 좋은 일을 하고 싶어 마을회관에 간식과 T.V, 쌀 등을 기증 하는 등 사람들과 함께하다 보니 돈과 명예보다는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배운다는 김향순 명창의 나눔에는 신명과 흥이 난다.
쪽 찐 머리에 옥비녀와 쪽빛 치마저고리로 단아하게 단장하고 쥘부채 하나로 관객을 울리고 웃긴 김향순 명창의 판소리는 구성진 가락으로 가슴속 시원한 전율이 흐른다. 쑥물 든 하늘빛과 같이 잔잔함으로 나가다 한량없이 높은 소리로 냅다 휘어잡아 올려 거기에서 애절 하게 쥐어짜다가 차근차근 말아 듣는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는 명창 그는 가슴 저미는 한을 풀어놓는 소리꾼으로 다시 태어났다. 제자들에게는 엄하면서도 다정다감하고 후배 소리꾼들에게는 예술가의 품위를 강조하며 몸소 예인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이 시대의 명창 김향순은 수많은 제자를 배출하고 있다. 인간문화재를 향한 꿈을 위해 오늘도 소리의 맥을 찾고 있는 김향순 명창은 음악 덕분에 항상 행복하다.

지역발전에 각오와 꿈이 큰 김향순 명창은 내 고향에 대한 자부심으로 발품을 팔아서라도 내 지역을 빛내고 싶다고 한다. 우리 지역에 머물고 있는 전남도립국악단이 몇 년 후 남악으로 가는 아쉬움 또한 크다. 어려운 고비마다 좋은 일이 있으리라 희망을 품고 기다렸으며 현재가 내 인생 최고의 전성기라는 김향순 명창은 대쪽 같은 성품으로 여장부가 아닌 대장부라는 말이 어울린다.
소리의 길이 힘들어 자신의 대에서 끊으려고 했지만 피는 속일 수 없었는지 결국 두 딸도 이 길을 걷게 됐다는 김향순 명창은 딸들이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인당수 몸을 던지듯 간절한 희망 끝에서 찾은 김향순의 아름다운 득음! 인당수에 빠진 심청의 마음으로 국악에 풍덩 빠진 그의 인생은 예술혼으로 가득하다.

김향순 국악진흥회 이사장 HP: 010-3623-0590

▲ 고향인 화순을 예술의 고장으로 빛내고 싶다는 김향순 명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