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스물한 번째로 이양면 묵곡2구 진병태 이장을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묵곡리(墨谷里)의 지명은 먹실마을을 한자로 표기하여 먹묵(墨)자와 골곡(谷)자를 취하여 묵곡리라 일컫는다. 묵곡2구는 윗마을인 월봉마을과 아랫마을인 월암마을로 구성되어있다.

월봉마을은 남쪽에서 뻗어온 다리산 아래에 위치한다 하여 산 이름을 취하여 한자로 쓰면서 월봉이라 하고 월암마을은 남쪽에서 뻗어온 다리산의 형태가 둥그런 산 형태를 하고 있어 월암이라 전해오는데 지난 1932년 두 마을이 합해져서 묵곡2구가 되었다.

월암마을 왼편에는 이농현상으로 더 이상 학생들이 찾지 않는 송곡초 묵곡분교가 있다. 학생들이 떠난 학교를 홀로 외롭게 지키고 있는 이승복 동상 하단에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반공교육에 신화를 남긴 넋은 영원히 이 땅위에 빛나리라. 이 어린이는 1968년 겨울 울진 삼척에 침투한 무장공비의 총칼 아래…항거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외치다 공비의 잔학한 만행으로 입을 찢기는 등 참혹하게…’ 라고 쓰여 있다.

1958년 이양북국민학교 묵곡분교로 시작한 송곡초교는 1965년 송곡국민학교로 승격되었지만 1988년 묵곡분교가 되었다가 1999년 농촌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묵곡2구를 피해 갈 수는 없어 묵곡분교는 이양초등학교로 통폐합되어 학교의 건물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우리 마을 자랑

묵곡2구에서 이양면소재지를 가려면 한 참을 가야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인구가 많아서 학교도 면사무소 출장소도 심지어 보건소도 있어 불편한 점을 느끼지 않았지만 지금은 보건소만 겨우 남아 있다.

전 이장은 “우리 마을이 지금은 30여 가구밖에 없지만 예전에는 사람이 많이 살았다”며 “월암마을에 그래서 보건소가 있고 지금은 건강관리실이 되었지만 한때 면사무소 출장소도 있었다”라고 회상 잠겼다.

전 이장이 말한 묵곡농업인건강관리실은 찜질방에 각종 운동기구 등을 구비해 마을주민들에게 매우 유용한 장소였다. 농업인건강관리실은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을 지키고 있는 농촌 주민들을 위해 오랫동안 추진해오고 있는 사업으로 묵곡2리에는 지난 2004년 개설되어서 지금도 이양면에서 유일한 건강관리실이다.

건강관리실 덕분으로 마을주민들이 모이는 자리가 더 자주 있어 마을이 화목하고 정이 넘쳐 마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취재를 하던 날도 구수한 보리밥을 한상 가득 차려 주민들이 즐겁게 나누어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농업기술센터에서 관리 및 건강교육도 실시하고 있어 다른 마을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마을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장님

전 이장은 최근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바로 건강관리실을 비롯하여 보건소 등이 정부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의해 수몰위기에 놓여있다. “벌써 주민설명회가 두 차례 이루어졌고 다음 달이면 확정통보가 난다고 하니 수몰로 인해 집과 농토를 잃는 우리 마을 주민들의 앞으로가 막막하다”며 근심 가득한 얼굴을 내비쳤다.

특히 월암마을 같은 경우는 장치저수지에 인접해 있어 다른 마을에 비해 사라지는 범위가 상당히 넓고 실제 주민들의 소유가 아닌 땅도 상당해 갈 곳을 잃은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이 높다. 즐겁게 보리밥을 나누어 먹고 어느 마을 못지않게 화합이 잘 된 묵곡2구가 게 원치 않게 정부의 사업으로 인해 웃음과 행복이 사라지지는 않을까 진 이장의 걱정은 크다.

또한 더 이상 손 볼 곳이 없을 정도로 알뜰살뜰하게 마을 구석구석을 정비를 잘 해둔 곳이 없어지게 될 위기 앞에 진 이장은 “30여년 세월동안 이장 일을 하면서 마을 곳곳에 내 손길 닿지 않은 곳이 없는데 그런 곳들이 물속으로 사라진다 생각하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맺음말

정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전 이장은 지난 30여 년 동안 이장을 맡아 일곱 자녀의 아버지로써, 집안의 맏형으로써 동생들 뒷바라지까지 책임지고 농사뿐만 아니라 여러 일을 하다 보니 정작 집안일에 너무 소홀히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슬쩍 털어놓았다.

특유의 근면·성실함을 바탕으로 오랜 세월 마을의 대소사를 책임져 왔던 진 이장의 뒤를 이어 진 이장만큼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이 차기 이장으로 나타나기를 바라며 인터뷰에 응해 주신 전병태 이장께 감사인사 올린다.

진병태 이장님! 사랑합니다!

진병태 이장 011-792-3707

사이좋게 보리밥을 나누어 먹는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다.

마을주민들은 건강관리실에 모여서 화합을 다진다

마을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