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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작은 학교의 이유 있는 반란
‘떠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학교’로
도곡초 '행복한 전원학교' 성공
작성 : 2009년 07월 31일(금) 17:58 가+가-

'행복한 전원학교'에 지정된 도곡초등학교

계속된 농촌인력의 유출로 학생 수 감소라는 악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화순 12개 면의 초·중학교 일부에서 변화의 바람이 시작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행복한 전원학교'에 지정된 도곡초등학교를 비롯, 교육과학기술부의 ‘사교육 없는 학교로’로 지정된 오성초등학교 등 급격한 학생 수 감소로 활기를 잃어가던 화순의 초등학교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

‘행복한 전원학교 만들기’는 전체 학교 가운데 43%가 6학급 미만의 소규모 학교인 전남의 교육여건에서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물적·인적 자원을 특정 학교에 집중 지원해 교육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농촌 소규모 학교를 만들겠다는 전남형 교육모델이다.

특히 학력 향상과 학생 유입, 사교육 감소 등의 성과를 보이면서 '돌아오는 농촌학교'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도곡초는 벌써부터 타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을 만큼 농촌학교의 성공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손오섭 도곡초등학교장
도곡초 손오섭 교장에 따르면 발령을 받고 왔을 당시만 해도 농촌학교의 한계에 부딪혀 학생들이 이미 외지로 유출된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를 살리고자하는 혼신의 의지로 전학 간 학생의 학부모들을 설득,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겠다고 약조하는 등의 노력을 펼친 끝에 떠났던 학생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학생수가 46명에서 85명으로 증가 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도곡초로의 전학을 희망하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로 만드는 학교
도곡초 현관을 들어서면 ‘펭귄을 날게 하자’라는 문구가 들어온다. 바로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기를 수 있게 해주려는 목표에서 나온 말이다. 도곡초는 학교를 나오지 않는 2·4주 토요일은 창의성 과제를 내주어 스스로 조사하게 한 다음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게 하고, 학교를 나오는 1·3주 토요일은 학생과 학부모가 같이 학교를 나와 학생들의 발표 수업을 참관한다.

또한 주 15시간 원어민 교사와 함께하는 영어수업을 비롯하여 학생들의 예술 감각을 키우는 바이올린, 플릇, 미술교육을 방과 후 학습에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신체발달을 위해 태권도와 앞으로는 공사가 완료되면 골프 수업까지 할 예정이라고 한다.

힘들지만 보람되다
학력 향상과 학생 유입, 사교육 감소 등의 성과가 있기까지는 교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손 교장은 “우리 선생님들은 정말 대단하다.”며 “새벽같이 나와서 학생들을 위해 미리 공부하고 수업을 준비하는 등 열심히 한다 이를 인정받아서 원어민 교사도 올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 성적도 많이 향상되었다”며 도곡초 교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도곡초의 대다수 교사들은 손 교장과 함께 지난해 새로 부임하여 새 학교에 적응도 하기 전에 생소한 교육을 위해 고민하는 등 말 못할 애로를 많이 겪었다. 그러나 위기에 봉착한 농촌교육을 살리겠다는 소명의식은 몸과 마음의 피로를 잊게 하고 지금과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직원 모두가 성장
도곡초는 현재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플릇과 컴퓨터를 가르치고, 또 주말농장 같은 생태체험을 등을 같이 하면서 함께 호흡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교사들 또한 미처 알지 못하였던 것을 배우게 돼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 모두 성장 발전하고 있다.

학교, 지자체, 학부모 한마음 한뜻으로
도곡초가 ‘행복한 전원학교’에 지정 된지 이제 두 학기가 지났다. 벌써 학생 수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성적이 오르는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손 교장을 비롯한 도곡초 교직원들은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다음 학기에는 더 안정된 교육을 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곡초가 돌아오는 농촌학교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처럼 지금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더 큰 발전을 위해 노력한 교직원, 학생들과 같이 학교에 나와 적극 참여하는 학부모, 학교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지자체 등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발 벗고 나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펭귄을 날게 하자
올해는 ‘행복한 전원학교’에 도곡중까지 지정 되고 오성초도 ‘사교육 없는 학교로’로 지정돼 화순 교육의 청신호가 켜졌다. 소규모 학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화순읍을 제외한 12개 면의 초·중학교가 농촌학교의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 하는 역발상을 통해 다시 태어나고 노력 한다면 화순의 학교들이 ‘떠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학교로’로 변화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먹었던 마음가짐을 되새기며 모든 학생들이 다 나의 ‘자녀들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교육을 한다면 언젠가 그에 맞는 결실을 꼭 보게 될 것이다”는 손 교장의 말에서 일선 학교의 각오와 변화의 바람을 읽을 수 있었다.
학생들이 발표수업을 하는 교실

자나 깨나! 이런 생각!

학교 뒷편에는 화순군의 지원과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찬성으로 골프장과 체육관이 건립된다.

예산의 많은 부분을 책 구입을 위해 쓴다.
김정아 기자 hoahn01@hanmail.net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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