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의료병동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의 작은 결혼식이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일게 했다.

지난 29일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완화의료병동이 준비한 결혼식에서 위암을 앓고 있는 신랑 백 씨(49)에 이어 신부 안 씨(38)가 입장을 하자 분위기는 순간 숙연해졌다.

두 사람 모두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혼인신고로 결혼식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고, 이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병원 측이 결혼식을 주선해 주게 됐다. 지난 해 12월에 ‘완화병동 사랑나눔 바자회’를 통해 모금한 수익금과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아 두 사람의 웨딩마치를 무사히 치렀다.

백 씨는 2008년 9월 위암 진단을 받았으나 암세포가 임파선까지 전이된 상태로 내원했고 현재는 상태가 더욱 악화되어 항암치료도 힘든 상태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는 아내와 2남 1녀의 자식들까지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시멘트를 덧바른 낡은 흙집이 철거 위기에 처해졌다는 사연은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기꺼이 주례를 맡은 범희승 화순전남대병원장은 “두 사람의 사랑으로 앞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승과 천상에서의 행복을 기약하기 바란다”며 호스피스 운동을 세상에 뿌리내린 퀴블로 로스 박사의 말을 포함한 주례사를 통해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또 감동의 결혼식의 주인공인 백 씨는 “생각지도 못한 결혼식을 준비해주신 분들께 고마울 따름이다”며 “세상에 천사 같은 분들이 너무 많다”며 소감을 전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완화의료병동이 주최하고 한국미술협회 광주광역시지회 라파사업단이 이번 결혼식의 기획 및 진행에 또 지역사회에서는 웨딩드레스, 턱시도 등 이번 작은 결혼식을 위해 아낌없는 도움을 줬다.

백 씨의 큰아들이 편지를 낭독할 때는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